숲집놀이터 187. 이 길 저 길



  곁님이 으레 하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들을 적마다 마음으로도 몸으로도 웃음이 활짝 피어난다. 곁님이 어떤 말을 하느냐 하면, ‘남이 시키는 대로 쳇바퀴를 도는 쉬운 길’을 갈는지 ‘스스로 하루를 짓고 온삶을 그리는 어려운 길’을 가겠느냐 하고 묻는다. 이 말은 언뜻 듣기에 엉뚱해 보인다. 그러나 참말로 맞다. 남이 시키는 대로 하는 일이 더없이 쉽다. 스스로 어떤 일을 할는지 생각해서 하루를 착착 짓는 길은 더없이 어렵다. 그런데 더없이 쉬운 길은 더없이 따분하면서 늘 똑같다. 더없이 어려운 길은 더없이 재미있으면서 늘 새롭다. 이리하여 더없이 쉬우면서 따분한 ‘남이 시키는 대로 가는 길’은 어느새 어려운 살림이 된다. 더없이 어려우면서 재미있는 ‘내가 바라는 대로 그리며 가는 길’은 시나브로 수월한 살림이 된다. 삶을 두 갈래로 쪼개서 바라보자는 뜻이 아니다. 삶은 두 갈래로 갈릴 뿐이다. 시키는 길이랑, 스스로 하는 길. 따라가는 길이랑, 손수 짓는 길. 남 눈치랑 목소리를 듣는 길하고, 내 마음을 보고 읽으며 노래하는 길.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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