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시렁 13


《Republic of Korea Army vol 1》

 office of information HQ Pok army

 1954



  1954년에 육군본부에서 영어로 펴낸 ‘국군 화보집’은 한국전쟁이 끝나고 난 뒤에 이 남녘나라가 어떤 길로 나아가려 하는가를 또렷이 보여줍니다. 《Republic of Korea Army vol 1》은 영어로 나옵니다. 첫째 권이라 하니 둘째 권을 비롯해 여러 권 더 나왔을 수 있습니다. ‘국군 화보집’을 들여다보면, 군대보급품을 늘리도록 세금을 내라고 북돋우는 포스터, 대나무창을 쥔 여학생, 논밭을 마구 밟고 달리는 군인, 논둑에 대포를 놓고 쏘는 군인, 죽은 사람들, 무너진 집, 미군 전투기 폭격, 지게로 탄약이며 짐을 짊고 나르는 시골사람, 군부대 위문 기생 공연, 군부대 운동경기, …… 그저 온힘을 군대에 쏟아붓도록 내모는 이야기를 환히 헤아릴 수 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길을 가는 군대이고 전쟁무기인데, 이 군대하고 전쟁무기를 거룩하게 보이려 애쓰고, 더 크고 힘센 모습으로 자랑하려 하며, 언제 어디에서나 ‘군인이 맨 먼저’라고 하는 생각을 마구 내세웁니다. 오늘날에는 달라졌을까요? 오늘날에는 더 가멸차게 군대에 사로잡히는 물결일까요? 아니면 이제라도 평화를 바라보고 생각하는 길을 갈 수 있을까요? 사진은 군대 곁에서 무엇을 했을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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