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읽기



  모르는 줄 알면, 모르는 줄 알기 때문에 배웁니다. 모르는 줄 모르면, 모르는 줄 모르는 터라 배울 길이 없습니다. 괴로운 일이든 즐거운 일이든, 제대로 바라보아서 알아차리고 받아들일 적에 비로소 하나하나 가다듬어서 배웁니다. 참모습을 모른다면, 거짓모습을 바라보면서 거짓모습을 마치 참모습인 줄 잘못 알고서 산다면, 이때에 우리는 헤맵니다. 참모습이 아닌 거짓모습을 참으로 알면서 사니까 늘 헤매고 떠돌고 부딪히고 넘어지지요. 이러다가 뒤늦게 참모습을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거짓모습이라는 허울을 내려놓거나 걷어치우지 않으면 배움길로 접어들지 못해요. 아프고 힘들어도 이러한 참모습을 제대로 살펴서 배우고 이에 맞추어 삶을 짓는 길을 배워요. 처음에는 어느 책에 어떤 이야기가 흐르는가를 알 길이 없을 만하지만, 자꾸 들여다보고 다시 살피면서 차근차근 돌아보는 동안 비로소 책읽기를 이룹니다. 처음부터 그냥 되는 책읽기란 없습니다. 참을 읽는 삶을 가꾸는 길을 가기에 비로소 책읽기입니다. 2018.7.6.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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