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매일 문학과지성 시인선 351
진은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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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5


《우리는 매일매일》

 진은영

 문학과지성사

 2008.8.22.



  하루하루 살아온 날을 더듬으면, 말을 제대로 못하며 살았구나 싶습니다. 입에 맴도는 생각은 있으나 어떤 말로 터뜨릴 적에 누구보다 스스로 즐거울는지 모르는 채 말하며 살았지 싶어요. 껍데기로 말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말을 익히자고, 삶에서 우러나올 뿐 아니라 사랑으로 피어나는 말을 하자고 다짐하며 하루하루 살림을 짓습니다. 《우리는 매일매일》을 읽으며 노래님이 노래하고 싶은 말이란 사랑이란 꿈이란 무엇이려나 하고 어림해 봅니다. 다만 아무리 어림해도 읽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 마음을 조금이나마 짚기도 어렵습니다. 말하는 사람 마음은 바로 말하는 사람 혼자만 알 뿐입니다. 노래님이 “그런 남자랑 사귀고 싶다” 하고 노래하기에 이를 “그런 여자랑 사귀고 싶다”라든지 “그런 사람이랑 사귀고 싶다”로 바꾸어 보기도 하지만, 제 살갗으로 와닿지 않습니다. 저로서는 누구를 사귀며 살기보다는 스스로 사랑하며 하루를 새롭게 살아가는 길을 가고 싶거든요. 푸른 장미를 보지 않더라도 이 여름에 흐드러지는 달개비꽃을 줄기랑 잎을 톡톡 끊어 나물로 먹으며 하늘바라기를 합니다. 여름이란 더워서 참으로 좋은 철입니다.ㅅㄴㄹ



그런 남자랑 사귀고 싶다. / 아메리카 국경을 넘다 / 사막에 쓰러진 흰 셔츠 멕시코 청년 / 너와 / 결혼하고 싶다. / 바그다드로 가서 / 푸른 장미 /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가 / 폭탄처럼 크게 들리는 고요한 시간에 / 당신과 입맞춤하고 싶다. / 학살당한 손들이 치는 / 다정한 박수를 받으면서. (러브 어페어/91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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