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81. 어두움



‘어두운 데서 책을 보면 눈 나빠진다’는 말은 참일까? ‘밝은 데서 책을 봐야 눈이 안 나쁘다’는 말이 참일까? 집이며 학교이며 마을이며 건물이며 온통 눈이 부시도록 밝은데, 사람들은 나날이 ‘눈이 나빠’진다. 눈 병원이나 안경집이 엄청나게 늘어나는데 사람들은 빛하고 눈이 어떻게 이어지는가를 배우거나 깨달으려 하지 않는다. 눈은 햇빛하고 별빛만 받으면 되지 않을까. 집에서는 숲에서 얻은 기름으로 켠 등불빛을 누리면 넉넉하지 않을까. 어디에서나 번쩍거리는 형광등 불빛은 우리한테 얼마나 이바지하려나. 느긋하게 쉬면서 몸을 달래야 할 밤에 지나치게 밝도록 형광등을 켜 놓기에 눈이랑 몸이 닳으면서 고단할 수 있다. 형광등 불빛에 닿은 책이 쉽게 바래면서 삭는다. 낮에 햇빛을 잃고 밤에 몸을 못 쉬면서 형광등에 시달려야 한다면, 튼튼한 길하고 자꾸 어긋나는 셈이지 싶다. 밝은 낮에 신나게 움직였으면, 어두운 밤을 고이 맞아들이면서 고요히 잠들 노릇이라고 느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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