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7.1.


《모모네 자수 일기》

몬덴 에미코 글·실/편설란 옮김, 단추, 2018.4.25.



쏟아지는 비를 안고서 시흥에서 인천으로 택시를 불러서 달린다. 13000원쯤 나왔던가. 인천 배다리에 닿아 짐을 풀고 다리를 쉬려는데, 택시삯이 얼마였는지 가물가물하다. 빗길에 고맙다는 뜻으로 20000원을 드렸다. 인천 배다리 〈나비날다〉를 지키는 ‘반달이 어머님’은 밀린 일을 하느라 밤 열 시까지 자리를 지키신단다. 밤 열 시라는 때를 어림해 보며 ‘어떻게 그리 늦게까지 견디며 일을 하지?’ 하고 놀란다. 시골사람 눈이나 마음으로는 저녁 여덟 시만 되어도 졸음이 온다. 도시는 사람들이 늦게까지 씩씩하게 버티도록 하는 고장이려나. 도시에서는 누구나 밤늦도록 자리를 지켜야 할 만큼 일이 너무 많으려나. 〈나비날다〉에서 《모모네 자수 일기》를 선뜻 장만한다. 두 아이는 이제 아버지가 씻기지 않아도 스스로 씻는다. 다만 작은아이는 목에 끼는 때를 제대로 벗기지는 못하는데, 머잖아 목도 잘 씻겠지. 둘째 아이를 낳고서 넷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 땀 두 땀 실밥으로 들려주는 얼거리가 퍽 부드러우면서 상냥하다. 어쩐지 나는 부드러우면서 상냥한 책에 끌리는구나 싶다. 나는 말이나 글이 부드럽거나 상냥할까? 하루를 잘 놀고서 고단하게 잠든 아이들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고 가볍게 부채질을 해 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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