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79. 스쳐보내다
나이란 숫자일 뿐이다. 나이가 어리대서 맑지 않고, 나이가 많대서 안 맑지 않다. 나이가 많대서 안 젊지 않고, 나이가 어리대서 젊지 않다. 사회의식에 갇혔으면 나이가 어린 아이들도 안 맑기 일쑤요, 사회의식이 아닌 살림빛을 품으면 나이가 많아도 언제나 맑은 기운으로 살아간다. 사회의식으로는 ‘나이가 들면 빨리 죽는다’ 같은 말을 섣불리 하는데, 빨리 죽는 사람은 안 배우는 사람이다. 삶과 살림과 사랑을 슬기롭게 배우는 사람은 즐겁게 오래오래 산다. 삶도 살림도 사랑도 안 배울 뿐더러 슬기로운 길하고 등을 지면서 겉치레나 이름값을 내세우는 사람은 즐겁지 않고 오래 못 살고 만다. 우리가 배우는 까닭이라면, 책을 읽는 까닭이라면, 그리고 여러 갈래로 여러 가지로 마음하고 몸을 갈고닦아 튼튼하면서 정갈히 다스리려는 까닭이라면, 나이를 잊고서 늘 즐겁고 아름다운 길을 가려는 뜻이지 싶다. 몇 가지 숫자를 놓고 얽매려는 사회의식은 우리가 스스로 생각을 새롭게 하지 못하도록 막는 걸림돌이 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꿈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길을 노래하면서 나아가면 된다. 마음에서 새롭게 지핀 말을 새롭게 지어서 새롭게 들려주기에 어버이하고 아이는 서로 배우면서 가르친다. 사회의식은 스쳐보내자. 멀리멀리 날려보내자.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