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Kitchien 6
조주희 글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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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46


키친 6

 조주희

 마녀의책장

 2011.10.29.



  거북한 자리에 있다면 무엇을 먹든 거북합니다. 즐거운 자리에 있으면 무엇을 먹든 즐겁습니다. 아주 마땅한 이 얼거리를 어릴 적부터 느꼈지만, 이를 느끼면서도 제대로 알기까지는 오래 걸립니다. 스스로 핑계를 대며 산 탓일 수 있어요. 저 스스로 마음을 즐겁거나 홀가분하게 가꾸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 남을 탓하면서 거북하다거나 나쁘다거나 싫다고 여기기 일쑤였으니까요. 그렇다면 무엇은 왜 거북하거나 좋을까요? 무엇은 왜 짜증스럽거나 반가울까요? 우리 마음은 어떻게 태어나고 흐르면서 거듭날까요? 《키친》 여섯걸음은 밥살림을 둘러싸고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이야기를 새삼스레 들려줍니다. 짝사랑을 하는 사람도, 살림이 무너진 사람도, 힘들거나 고단한 사람도, 이래저래 갈팡질팡하는 사람도 밥 한 그릇을 앞에 두고서 무엇 때문에 왜 배고픈가를 하나하나 풀어내려 합니다. 두 그릇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반 그릇을 먹어도 배가 부른 삶입니다. 이틀이나 사흘쯤 굶어도 배고프지 않으면서 기운찬 삶이요, 하루 대여섯 끼니를 먹어도 허겁지겁 수저질로 바쁜 삶입니다. 우리 집에는 어떤 부엌이 있을까요?



‘행복이란 거 말이야, 한 끼의 식사처럼 힘껏 씹고 빨아들여 내 몸에 스며드는 확실하고 구체적인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세 끼의 식사처럼 가족이 함께 치르는 일상적이고 평화로운 의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먼 미래에 차려질 요리를 기다리는 허기지고 고생스런 일인 걸까.’ (83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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