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07] 틀



  틀에 맞추면 틀을 보고

  삶을 가꾸면 삶을 보고

  길을 걸으면 길을 보고



  아이를 틀에 가두며 지내면 입시지옥 한복판에 있어도 그곳이 틀에 박힌 입시지옥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틀을 짜 놓으니 똑같은 모습으로 찍어내기 좋습니다만, 어느새 이 틀에서 조금도 못 벗어나기 마련이에요. 아이하고 살림을 지으면서 삶을 가꾸는 하루라면 늘 새로운 하루이면서 노래하며 누리는 나날입니다. 틀이 없다면 늘 모두 스스로 새로 지어야 하는데, 틀이 없기에 홀가분하게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틀을 짜서 손품을 줄이고 싶다면 이 길을 갈 텐데, 품을 줄이기 때문에 생각이 마음껏 자라거나 샘솟지는 않아요. 2018.6.22.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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