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75. 윽박지르는 학교



여덟 살 아이를 제도권학교에 안 보내고 ‘우리 집 학교’에 보내는 도시 이웃님이 있다. 이분은 서류를 쓰느라 학교를 드나들면서 매우 힘들다고 한다. 제도권학교에서는 집에서 배우는 아이를 ‘안 배운다’고 여길 뿐 아니라 ‘학교를 안 다닌다’고 여기고, 더 나아가 ‘사회 관계와 또래 친구’를 어찌하겠느냐고 따지듯이 물었단다. 이런 말을 묻는 이를 보면 이분들이 얼마나 생각이 얕은지 쉽게 알 만하다. 아이들이 졸업장 받는 학교를 다니건 안 다니건 또래라면 서로 아끼도록 가르쳐야 올바를 테지? 졸업장 받는 제도권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그곳에서 참답고 슬기롭게 배운다면 ‘우리 집 학교’를 다니는 또래벗을 수수하게 맞이하면서 사이좋게 어울리는 마음이 되겠지? 제도권학교에서는 졸업장을 손사래치는 어른하고 아이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도록 가르치는 셈일까? 무엇보다 제도권학교는 폭력하고 따돌림하고 성적지상주의하고 입시지옥이 드세다. 이런 말썽거리를 여태 하나도 제대로 안 풀면서 ‘우리 집 학교’를 다니는 야무지고 씩씩한 아이랑 어버이한테 왜 윽박질을 일삼을까? 제도권학교가 숲을 가꾸면서 살림짓기를 누구나 손수 하도록 가르치는 슬기롭고 아름다우면서 착한 배움터라면 어느 어버이가 이곳을 마다 하겠는가를 생각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