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74. 아픈 뜻
작은아이가 먼저 감기로 며칠 앓고, 큰아이가 엊그제부터 감기로 끙끙 앓는다. 앓는 두 아이인데 어제는 발포 바닷가로 마실을 다녀왔다. 아프기 앞서부터 바다로 마실가자고 노래를 불렀는데 이래저래 일이 많이 여태 못 갔다. 물에는 안 들어가고 모래밭을 밟으며 물결소리를 들으면서 조용히 놀았는데,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큰아이는 조금 더 앓는다. 두 아이를 바라보며 얘기한다. “너희들은 왜 아픈 줄 아니?” “음, 크으려고?” 이제 왜 아픈 줄 살짝 알지 싶다. “그러면 이 아픔을 씻어내려면 무엇을 그려야 할까?” “안 아프기?” “아니야. 안 아프기를 그리면 머잖아 다시 아파. 아픈 까닭은 우리가 낡은 몸을 이룬 세포를 모두 떨쳐내고 오롯이 새로운 세포로 거듭나서 튼튼한 몸을 맞이할 날이 되었기 때문이야. ‘안 아프기’ 아닌 ‘눈부시게 튼튼하기’를 그리렴. 눈부시게 튼튼해서 바람도 햇볕도 마음껏 받아들이면서 너희 하고픈 놀이도 신나게 하고 새로운 배움길도 걸을 수 있도록 해 보자. 튼튼한 마음에 튼튼한 말에 튼튼한 몸을 그리자.”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