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6.16.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로버트 스티븐슨 글·에드워드 윌슨 그림/박광규 옮김, 비룡소, 2013.3.30.



서울마실길에 장만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처마 밑에 앉아서 읽는다. 어릴 적에 읽기는 했어도 줄거리가 안 떠오른다. 아이들이 읽을 만할까 생각해 보며 읽는데, 그냥 읽힐 수는 없으리라 느낀다. 사람한테 두 가지 마음이 엇갈린다는 대목, 스스로 바라보는 대로 길을 찾는다는 대목, 겉으로 꾸미거나 속으로 감춘 마음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걸어온 삶을 또박또박 밝혀 놓은 모습, 살아가는 기쁨이나 보람이란 무엇인가 들도 따질 노릇이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넋이라는 숨결로 살면서 몸이라는 옷을 입을 뿐’이라고 몇 줄로 밝힌 대목을 눈여겨보면서 이야기해야지 싶다. 지킬 박사는 이녁 삶에서 ‘옷을 벗고’ 싶은 길을 간 셈이지 싶다. 거추장스러운 옷이 아니라 즐겁게 날아오를 옷을 입고 싶었달까. 그런데 옷벗기를 약물에 기대려 했고, 옷을 벗은 뒤에는 못된 짓을 일삼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하이드 씨라는 새로운 사람이 되었겠지. 문학 하나에 깃든 생각을 읽고 보니, 이러한 문학 하나를 놓고 이레나 보름에 걸쳐 곰곰이 배우는 길을 걸을 만하지 싶기도 하다. 학교에서 따로 교과서를 쓰기보다는 이 같은 책을 함께 읽고 새기고 돌아보면서 생각을 살찌우고 삶과 살림을 스스로 참다이 다스리도록 북돋우면 좋으리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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