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6.13.


《인월 1》

김혜린 글·그림, 대원씨아이, 2017.6.30.



선거를 하러 가는 날. 마을 앞으로 시골버스를 타러 나가는데, 어라 대문을 열 즈음 버스가 부르릉 마을 앞을 벌써 지나간다. 오늘 따라 시골버스가 1분조차 안 늦고 이렇게 빨리 지나가네. 여느 날에는 10분도 15분도 20분도 늦던 버스가.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하며 선관위에 전화를 걸어 본다. 꼭 면소재지 투표소로 가야 하느냐고, 읍내 투표소에 가면 안 되느냐고. 두 시간에 한 번 지나가는 버스를 놓쳐서 면에 가는 버스로는 투표를 못 한다고. 선관위에서는 사전투표가 아니면 꼭 지정투표소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이 말을 듣고는 “그럼 우리 택시 타자! 내가 택시삯 낼게!” 한다. 우리는 면소재지로, 또 집으로 돌아오는 길까지, 택시를 타고 움직인다. 뭐 가며 오며 5000원씩 내니 네 사람 타는 삯으로는 안 나쁘다. 고흥군은 투표율이 80퍼센트를 넘었다니 군수 물갈이를 이룰 테지. 저녁나절 만화책 《인월》 첫걸음을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김혜린 님 새로운 만화가 나오는구나! 얼마나 멋진가! 곧 두걸음 세걸음 장만하자고 생각한다. 시골 군수가 토호세력 아닌 심부름꾼 되기를 빌면서, 《인월》에 나오는 양반네나 권력자 들이 부디 이녁 바보스러운 짓을 깨닫기를 바라면서 고요히 밤꿈을 꾼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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