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6.2.
《행복한 꽃차 만들기》
이영득·고찬균 글·사진, 황소걸음, 2018.3.5.
올해로 접어들어 새로 배운 하나는 ‘덖음질’이다. 사전 짓는 길을 걸으며 말을 늘 새로 돌아보며 배우는데 ‘덖다’라는 말을 처음 마주하던 무렵, 나 스스로 무언가 덖어 보지 않고는 이 낱말을 쓰거나 알려줄 수 없겠다고 느꼈다. 이렇게 느끼고서 스무 해쯤 되었지 싶네. 입으로만 읊는 ‘덖다’가 아닌 손수 ‘덖어’ 보고서 말할 줄 아는 살림이. 이른봄부터 한창 쑥차를 덖고 뽕잎차랑 감잎차를 덖을 무렵 《행복한 꽃차 만들기》라는 책이 나온 줄 알았고 냉큼 장만해서 읽었다. 온갖 꽃잎이며 풀잎을 찻물로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큼지막한 사진으로 보여주는데, 막상 꽃잎이나 풀잎마다 ‘몇 분 몇 초’를 ‘어느 온도’로 ‘몇 벌’ 덖으면 되는가 하는 대목은 꼼꼼히 짚지 않는다. 이 짜임새로는 유튜브나 인터넷을 뒤질 적보다 자료가 허술하다. 다만 손수 이모저모 찾아보거나 이웃님한테 여쭈어 배우기까지는 퍽 오래 걸리되, 책으로는 그냥 곁에 두고 살피니 매우 좋은 도움벗이기는 하다. 무엇보다 모든 꽃잎·풀잎·나뭇잎은 고장마다 철마다 다르기에, 책으로 낱낱이 짚을 수 없다고 할 만하겠지. 그러나 아쉽기는 아쉽다. 사진을 좀 줄이고 ‘풀이말’을 넉넉히 늘리면 참말로 한결 나았을 텐데.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