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29.


《도쿄 셔터 걸 2》

켄이치 키리키 글·그림/주원일 옮김, 미우, 2015.8.30.



첫걸음을 읽은 지 세 해가 지나서야 두걸음을 읽는 《도쿄 셔터 걸》. 뒷그림에 몹시 마음을 쓴 줄 아는데, 여느 그림은 엉성한 대목이 많아 여러모로 아쉬웠다. 이를테면 얼굴을 네모칸 가득 그릴 적이 아닌, 작게 담을 적에는 팔다리하고 몸이 엉성하다든지, 목에 건 사진기를 어느 때에는 꼼꼼히 그리지만 어느 때에는 네모덩이로 뭉그러뜨리기 일쑤이다. 이 때문에 두걸음은 내키지 않았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세 해 만에 두걸음을 장만해서 읽어 본다. 아무래도 올 삼월에 도쿄를 다녀온 탓이지 싶다. 도쿄 간다 책집골목부터 신주쿠까지 걷기도 했고, 도쿄역에서 간다 책집골목까지 걷기도 했으며, 하치오지까지 전철로 다녀오기도 한 터라, 더욱이 유월에 오사카를 다녀오기로 해서 이름이며 눈에 익은 골목이나 길이 보이니,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열여덟 살 푸름이 마음을 새삼스레 헤아릴 만했다. 익숙한 듯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마을을 사진으로 담고, 사진기에 담기 앞서 눈하고 발걸음으로 먼저 담는다. 오늘 이곳에서 누리는 삶이 기쁘기에 기꺼이 사진기를 쥐는데, 이 삶을 담고 싶어 여러 달 씩씩하게 일해서 돈을 모아 사진기를 장만한다. 그림결을 조금 더 살핀다면, 이른바 작은 곳을 살핀다면, 사진눈도 트이기 마련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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