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27.


《너에게만 알려줄게》

피터 레이놀즈 글·그림/서정민 옮김, 문학동네, 2017.8.21.



보름 앞서 큰아이하고 순천마실을 했다. 그때에 큰아이가 그림책을 두 권을 장만했고 며칠쯤 즐겁게 읽고는 내려놓더니 더는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러려니 하고 여겼는데 낮나절에 큰아이가 손수 빚은 그림책이라면서 내 책상맡에 놓아 준다. 큰아이가 피터 레이놀즈 그림책을 보고서 ‘큰아이 그림책’을 빚었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틀도 줄거리도 이야기도 다르다. 무엇보다 큰아이가 손수 빚은 그림책에는 ‘어른들이 아이한테 자질구레하게 떠드는 말’이 한 마디도 없다. 아이 스스로 제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북돋우고 가꾸는 줄거리하고 결로 흐른다. 《너에게만 알려줄게》를 비롯해서 피터 레이놀즈 그림책을 보면 여러모로 뜻있고 재미있구나 싶은데, 늘 아쉽다고 여기는 대목이 이렇다. 굳이 어른 목소리를 집어넣어야 할까? 그림책을 지은 이가 어른이라지만 애써 안 넣어도 된다. 어린이하고 함께 읽는 그림책이라면, 어린이부터 생각을 새롭게 키우는 줄거리를 다룬 그림책이라면, 그저 어린이 마음이 흐르는 숨결을 살펴서 즐겁게 담아도 넉넉하리라 본다. 큰아이가 ‘아버지한테만 먼저 보여준’ 그림책을 책상맡에 고이 놓는다. 스캐너로 긁어 놓아야지. 그래서 나중에 큰아이한테 남겨 주어야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