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빵 5
토리노 난코 지음, 이혁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만화책시렁 5


《토리빵 5》

 토리노 난코

 이혁진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1.6.30.



  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초피나무에 앉습니다. 초피나무에는 범나비 애벌레가 초피잎하고 똑같은 빛깔로 꼬물꼬물 기면서 밥을 먹다가 움찔 놀랍니다. 범나비 애벌레는 새한테 살이 통통히 오른 먹잇감이 될 수 있고, 때로는 새한테서 살아남아 나비로 멋지게 깨어날 수 있습니다. 여름을 누리려고 찾아온 제비가 마당이며 하늘을 날렵하게 가르면서 춤추고 노래합니다. 할미새가 논두렁에 닿을 동 말 동 재미나게 날갯짓을 합니다. 만화책 《토리빵》을 읽기 앞서도 새를 읽었고, 이 만화책을 읽으면서도 새를 읽습니다. 다섯 걸음째에 이르는 《토리빵》을 즐기면서 이 만화책이 왜 이렇게 사랑받을 만한가를 새삼스레 느낍니다. 이 만화책은 새를 곁에 두고픈 따스한 마음결도 드러내지만, 삶을 마음껏 가꾸고픈 두 사람 살림살이가 재미나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만화를 볼 이웃을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아요. 그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쁜 웃음이면서 재미난 노래입니다. 그리고 만화님 토리노 난코 님은 곧잘 시를 읊습니다. 새를 보다가, 하늘을 보다가, 바람을 마시다가, 가만히 잠들다가. ㅅㄴㄹ



‘바람 잔잔한 저녁 무렵에,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 하얗고 하늘거리는 것이 떠다닌다. 버드나무과 식물의 열매에서 떨어져 나온 솜털인 것 같다. 부드럽고 공기보다도 가볍다. 떨어지지도 않고 날아가지도 않고 그저 희미한 어둠 속에 떠다니는 무수한 흰 점을 보고 있자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떠 있는 것은 내 몸인 듯한 기분이 든다. 땅거미 질 무렵의, 여름눈.’ (32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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