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14.
《괜찮아, 나도 그래》
순천 신흥중학교 북적북적동아리 글·황왕용 엮음, 학교도서관저널, 2017.11.30.
곧 새로 낼 책을 놓고서 한창 글마감에 글손질을 한다. 5월 끝자락이나 6월부터 10월이나 11월까지 줄줄이 나올 테니 일거리가 참 많다. 그렇지만 아무리 바빠도 밥을 짓고 살림을 하며 아이들하고 이야기를 한다. 바깥살림으로 책쓰기를 한다면, 집살림으로 배움길을 걷는다. 자라는 아이들에 맞추어 집을 넓게 고쳐야 할 텐데, 방에 쌓은 내 책부터 치우기로 한다. 보름이나 달포쯤 들이면 제법 치울 만할까. 지난해에 장만하고서 여태 한 쪽도 못 읽은 《괜찮아, 나도 그래》를 편다. 일손을 쉬며 등허리를 토닥거리면서 읽는다. 중학교 푸름이가 사서교사하고 글쓰기 놀이를 하는 이야기가 흐른다. 학교에서는 수업일 테지만, 푸름이가 즐겁게 맞이하는 배움자리라면 놀이라 해도 되겠지. 글쓰기 놀이, 이른바 글놀이를 하는 푸름이는 저희 하루를 사서교사 곁에서 수수하게 적는다. 어른 눈으로는 ‘고작 중1∼중3’이라지만 벌써 입시에 치이는 나이로 보면 바쁘고 고단할 푸름이를 이끌고 글놀이를 한다니, 대견하면서 반갑다. 교과서를 덮고서 책을 읽는다든지, 교과진도를 잊고서 삶을 돌아볼 적에 푸름이가 참말로 푸른 숨결로 자라는 틈을 누리겠지. 중학교에서 글틈을 누린 어린 벗님이 앞으로 무럭무럭 크기를 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