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12.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

 호리에 아쓰시 글/정문주 옮김, 민음사, 2018.2.2.



작은 가게가 거리를 바꾼다. 틀림없다. 작은 가게는 작은 몸짓과 빛깔로 거리를 찬찬히 바꾼다. 큰 가게는? 큰 가게는 큰 몸짓하고 빛깔로 거리를 갑자기 바꾸지. 크든 작은 아름다운 가게는 아름답기 마련이요, 안 아름다운 가게는 안 아름답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마을에는 어떤 가게가 있으면 좋을까? 시골 군청은 어떤 건물일 적에 어울릴까? 요즈음 시골 군청은 엄청나게 크다. 시골마다 어린이도 젊은이도 팍팍 줄어드는데 군청 공무원은 꾸준히 늘어날 뿐 아니라 군청 건물 덩치가 크다. 더욱이 이런 흐름을 다스리는 길이 잘 안 보인다.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를 읽으면서 한국에 숱하게 있던 마을책집을 떠올린다. 요즈음 독립서점이란 이름으로 작은 책집이 늘어나는데, 지난날에는 헌책방이란 이름으로 그야말로 엄청나게 많은 마을책집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할 노릇인데 한국에 헌책방이 잔뜩 있었다면 새책방도 참 많았을 테고, 마을마다 있던 헌책방·새책방뿐 아니라, 온갖 마을가게가 앙증맞게 모여서 사이좋게 어우러졌겠지. 지난 스무 해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책방이 사라졌지만, 이제 새로 여는 마을책집은 작은 손길로 찬찬히 마을을 새로 일구려는 푼더분한 몸짓이요 빛깔이 되리라 생각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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