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8.


《해와 바람, 그 후!》

정수정 글·지수 샌드아트, 도미솔, 2016.5.15.



  해가 뜨고, 하늘이 맑다. 해가 지고, 별이 밝다.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며 풀잎이 춤을 춘다. 바람이 자고, 꽃송이가 가만히 벌어지면서 꽃내음이 물씬 번진다. 오월로 접어들어 찔레꽃이 흐드러진다. 올해에는 찔레나물을 하루만 훑어서 먹었다. 곧 딸기알이 익을 텐데, 쑥잎을 틈틈이 훑어서 말리고 차로 덖는다. 볕을 쬐면서 쑥잎을 뜯고, 바람을 마시면서 쑥잎을 말린다. 그림책 《해와 바람, 그 후!》를 읽는다. 모래알로 빚은 그림이 무척 상큼하다. 그림은 붓으로도 그리지만, 물감으로도 그리지만, 연필로도 그리지만, 모래로도 그리네. 문득 잊고 지내던 그림이다. 바닷가에 가서도, 여느 빈터에서도 우리는 모래그림이나 흙그림을 그리며 노는걸. 모래로 빚은 그림에 얹은 이야기가 잔잔히 흐른다. 해랑 바람을 좋아하는 손길을 느낀다. 바람이랑 해하고 동무하려는 마음을 읽는다. 그림책에는 지워지지 않는 모래그림이 남는데, 아이들 누구나 맨손에 맨발로 흙바닥이나 모래바닥을 누리면서 언제나 모래그림이며 흙그림을 즐길 수 있기를 빈다. 어른이라면 흙바닥이나 모래바닥에 흙글씨나 모래글씨를 쓰면서 아이하고 이야기꽃을 지필 만하겠지. 쓰고 써도 또 쓰고 새로 쓸 수 있는 맨바닥은 참 멋진 그림판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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