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5.


《치이는 조금 모자라》

아베 토모미 글·그림/정은서 옮김, 박하, 2018.4.30.



우리 식구는 모두 어린이. 모두 하루를 새롭게 배우는 사람이니 어린이. 네 사람 모두 아장걸음 걷듯이 살림을 배우는 길에 서니 늘 어린이. 우리는 언제쯤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거듭나려나 하고 헤아려 보는데, 어쩌면 앞으로도 내내 어린이로 살는지 모른다. 스스로 어린이인 줄 똑똑히 느끼면서 만화책 《치이는 조금 모자라》를 읽는다. 이 만화를 읽으며 ‘치이만이 아니라 이 만화를 읽는 나야말로 좀 모자란 사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아니, 좀 모자라지 않고 제법 모자랄 수 있다. 크게 모자란 사람일 수도 있을 테고. 모자란 줄 느낀다면 배울 테고, 모자란 줄 못 느낀다면 못 배울 테지. 모자란 줄 알기에 앞으로는 넉넉하면서 즐겁게 살아갈 길을 찾아서 배우려 한다. 그나저나 이 만화책은 제법 도톰하기는 한데 어영부영 끝나 버리고 만다. 그렇다고 둘째 권이 있지는 않은 듯한데, 한창 이야기를 펴다가 뚝 끊어졌다. 모자란 치이하고, 이 모자란 치이 곁에서 오랫동안 동무로 지낸 두 아이가 ‘우리는 앞으로도 모자란 채 오래오래 동무로 지내자’ 하고 얘기하면서 마무리를 짓는다. 이렇게 마무리를 지어도 아주 나쁘지는 않지만, 뭔가 말하려다가 아무 말을 못 하고 얼렁뚱땅 마감을 넘긴 만화 같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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