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화


 쓰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형상화는 되지 않았고 → 쓰려고 하면 할수록 쓰지 못했고 / 쓰려고 하면 할수록 그려내기 어려웠고 / 쓰려고 하면 할수록 나타나지 않았고

 이별의 슬픔을 시로 형상화하다 → 헤어지는 슬픔을 시로 그리다 / 헤어지는 슬픔을 시로 담다 / 헤어지는 슬픔을 시로 쓰다

 작가의 체험이 작품에 어느 정도 형상화되어 있느냐에 → 글쓴이 삶이 글에 어느 만큼 담기느냐에 / 지은이 삶이 작품에 어느 만큼 녹아나느냐에 / 지은이가 제 삶을 작품에 어느 만큼 실어내느냐에


형상화(形象化) : 형체로는 분명히 나타나 있지 않은 것을 어떤 방법이나 매체를 통하여 구체적이고 명확한 형상으로 나타냄



  나타낼 적에는 ‘나타내다’라 하면 되고, 보이도록 할 적에는 ‘보여주다’라 하면 됩니다. 뚜렷이 보이지 않는 무엇을 뚜렷하게 보고 싶을 적에는 ‘그린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보여주’ 며 ‘나타나’거나 ‘드러나’도록 하는 일입니다. 누가 글을 써서 나타나도록 한다면 ‘쓰다·써내다·그려내다·담다·담아내다·녹아내다·싣다·실어내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흐름을 살펴서 ‘빚다·빚어내다’나 ‘선보이다·이루다’라 해도 됩니다. 2018.5.7.달.ㅅㄴㄹ



우리가 마땅히 써야 할 주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성실한 태도로 형상화할 때 비로소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우리가 마땅히 써야 할 이야기를 꺼리지 않고 바지런히 그려낼 때 비로소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우리가 마땅히 써야 할 이야기를 멀리하지 않고 힘껏 담아낼 때 비로소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 우리가 마땅히 써야 할 이야기를 눈감지 않고 애써서 펼쳐 보일 때 비로소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삶·문학·교육》(이오덕, 종로서적, 1987) 130쪽


서울 출신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문인들이 자신들의 출신 지역이나 자기가 쓰는 말이 문학적 형상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 서울내기를 뺀 거의 모든 글쓴이가 제 고장이나 텃말이 글을 쓸 적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똑같이 밝혔다

《방언의 발견》(정승철, 창비, 2018) 11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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