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나타났다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30
마티외 라브와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805



금을 긋지 않고 함께 놀기

― 늑대가 나타났다

 마티외 라브와/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8.2.19.



“잡았다! 내가 잡았어. 빨강 모자야, 이제 네 차례야.” (35쪽)



  아이들 하루는 온통 놀이입니다. 이래도 놀이요 저래도 놀이입니다. 길을 걸어도 놀이인데다가 밥을 먹어도 놀이입니다. 게다가 잠자리마저 놀이터입니다. 무엇이든 놀이로 바꾸어 내는 아이들이니, 모름지기 어른이라면 이 대목을 찬찬히 읽고서 슬기로이 마주할 줄 알아야지 싶어요.


  그림책 《늑대가 나타났다》(마티외 라브와/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8)는 늑대가 나타나서 여러 그림책으로 기어드는 모습을 보여줍니니다. ‘빨간 모자’를 비롯해서 ‘아기 돼지 삼형제’를 지나 ‘스갱 아저씨의 염소’랑 ‘피터와 늑대’를 잇달아 뒤적이면서, 이 그림책에 나오는 상냥한 이들을 모조리 내쫓아요.


  이러다가 우르르 달아나는 뭇발길에 그만 늑대가 밟힙니다. 늑대 한 마리가 한 사람만 좇지 않고 이 사람 저 짐승 잔뜩 쫓다가 우르르 몰려드는 발길에 그만 채인 셈이에요.


  어느 모로 본다면 뭐 이런 바보스러운 늑대가 다 있나 싶어요. 늑대가 ‘빨강 모자’를 덥석 잡아서 “이제 네 차례야” 하고 말하니 어딘가 아리송합니다. 그러나 이다음에 빨강 모자가 늑대처럼 웃으면서 여러 그림책 앞에 서는 모습을 보니 아하 하고 알아챌 수 있어요. 늑대도 빨강 모자도 아기 돼지도 스갱 아저씨도 염소도 피터도 ‘잡기놀이’를 했군요. 그림책에 나오는 여러 이웃은 말 그대로 이웃이 되고 동무가 되어 즐거이 어우러져 노네요.


  너랑 나를 가르는 싸움이나 다툼이 아닙니다. 너랑 내가 서로 이웃이 되어 즐겁게 노는 한마당입니다. 금을 긋지 않습니다. 사이좋게 만납니다. 2018.4.28.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그림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