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 묻은 책



  손길이 묻은 책에는 뭔가 있습니다. 손길을 오래도록 탄 책에는 참말로 뭔가 그윽히 있습니다. 오래된 책을 코앞에서 마주하면 어쩐지 한동안 들여다봅니다. 마치 오래된 돌을 눈앞에서 마주할 적에 가만히 쭈그려앉아서 이 돌이 얼마나 기나긴 날을 구르고 돌면서 이곳에 이 모습으로 있는가 하고 살피듯이 말이지요. 손길 묻은 책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손길을 오래도록 탄 책에는 사람이 살림을 지으면서 나눈 사랑이 있습니다. 2018.4.24.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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