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안 하려는 글쓰기



  누군가 나한테 물을 수 있다. “모든 말이나 글에서 소통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요?” 하고. 이때에 나는 굵고 짧게 말한다. “소통할 생각이라면 말도 글도 안 합니다. 저는 마음을 나눌 뜻이 아니면 아무것도 안 합니다.” 하고. ‘소통’하고 ‘마음 나누기’는 다르다. 다를 뿐 아니라 아예 딴 삶이다. 생각해 보라. 아이를 낳은 어버이가 아이하고 ‘소통’을 하는가? 어버이하고 아이하고 ‘의사소통’을 하는가? 도무지 말이 될 수 없다. 아이랑 어버이는 소통도 의사소통도 하지 않는다. 둘 사이에는 언제나 사랑을 밑바탕으로 하는 생각 나누기하고 마음 나누기를 할 뿐이다. 참다이 배우는 자리라면 교사하고 학생 사이에 소통·의사소통이 아닌 사랑·마음 나누기를 하리라 본다. 우리는 소통이 아닌 마음을 나누려고 이 땅에 태어난다. 우리는 의사소통이 아닌 사랑을 나누고 배우려고 아이를 낳고 돌보며 저마다 슬기롭고 씩씩한 어른이 되는 길을 걸으려고 한다. 2018.4.18.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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