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 쪽글
고흥에서 살며 두 걸음째 선거를 맞이합니다. 예전 선거에서는 누가 예비후보라느니 무슨 후보라느니 하는 손전화 쪽글이 아예 없었다고 떠오릅니다. 다가오는 2018년 선거를 앞두고 온갖 예비후보가 손전화 쪽글을 보냅니다. 날마다 몇 가지씩 날아오는데요, 이분들이 제 손전화 번호를 어디에서 어떻게 얻었을까 아리송하기도 하지만, 전라남도에서, 또 고흥군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하겠노라 하고 밝히는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저 엇비슷하게 하는 이야기라면 ‘뒤떨어진(낙후된) 지역 개발’일 뿐입니다. 이분들 말마따나 전라남도나 고흥군은 참말로 한국에서 가장 개발이 뒤떨어진 고장이라 할 만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대목을 뒤집어 말하자면, 전라남도하고 고흥은 한국에서 가장 ‘개발 막삽질을 덜 탄 조용하고 정갈한 고장’이라는 뜻이에요. 전라남도지사를 바라건 고흥군수를 바라건, 또 고흥군의회 의원이나 전라남도의회 의원을 바라건, 이분들이 ‘시골이라는 고장을 텃사람이 사랑하고 이웃고장에서도 사랑할 수 있는 정책’을 손전화 쪽글로 한 가지라도 밝혀서 들려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분들이 얼굴 알리려고 돌아다닐 틈을 쪼개어 책을 읽으시기를 바랍니다. 덧붙여 전라남도하고 고흥이라는 시골에서 즐겁고 씩씩하게 책밭을 일구는 여러 일꾼이 무슨 마음으로 굳이 이 조용한 두멧자락 시골에 터를 잡고서 책밭을 일구는가 하는 대목을 찬찬히 들여다보기를 바랍니다. 2018.4.17.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