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4.12.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
강미정 글, 문학의전당, 2008.3.31.

  체그릇을 장만하러 아이들하고 읍내를 다녀온다. 어제 아이들하고 쑥을 신나게 뜯어서 말린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쯤 아홉 덖기를 할 생각인데, 나무로 짠 체그릇이 넉넉히 있어야겠다고 여겨 저녁에 길을 나선다. 빨래말림틀도 둘 장만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추방울토마토도 장만한다. 읍내를 걷다가 대추방울토마토 어린싹도 팔기에 큰아이가 제 지갑에서 5000원을 꺼내어 다섯 그루를 샀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큰아이는 제 돈으로 장만한 대추방울토마토 어린싹을 알뜰히 심었다. 이쁜 아이들이로구나 하고 여기면서 버스길에서 시집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를 읽었다. 그 사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사이란, 사람이 하루를 짓는 살림을 헤아리는 사이란,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길을 돌아보는 사이란, 참말 서로 말을 섞고 생각을 주고받는 사이란 무엇인가 하고 찬찬히 짚는다. 시 한 줄은 짧은 글로 새롭게 생각을 지펴 주기에 고마운 이야기이지 싶다. 이웃님이 쓴 시도 읽고, 내 나름대로 살림을 갈무리하면서 손수 글을 지어 아이들하고 함께 읽는다. 우리 아이들 입에서 터져나오는 말도 모두 노래가 되니, 이 노래를 종이에 옮겨적으면 고스란히 시가 될 테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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