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57. 길든 마음

  제도권학교에 다니지 않을 적에는 ‘여느 남하고 다른’ 때에 움직이기 마련이다. 우리 배움집에서는 스스로 일어나려 하는 때에 일어나고, 스스로 배우려는 때에 배우며, 스스로 마실하려는 때에 마실한다. 볕이 좋아서 낮에 마실할 수 있고, 바람이 싱그러워 아침에 뛰어놀 수 있다. 아침 여덟 시부터 저녁 여섯 시 사이에 학교라는 울타리에 들어가서 조용히 있어야 할 까닭이 없다. 마당이 배움터가 될 수 있고, 바다나 숲이 배움자리가 될 수 있다. 저잣거리나 이웃집을 배움길로 삼을 수 있다. 제도권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여느 남하고 달느’ 때에 돌아다니면 ‘뭔가 잘못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에 쉬 사로잡힌다고 한다. 아무래도 시간에 길들기 때문이다. 어느 때이든 우리 스스로 생각하고 살펴서 알맞게 쓰는 살림을 익혀야지 싶다. 길들기 아닌 짓기로 하루를 바라보아야지 싶다. 2018.4.13.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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