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맡 글씨쓰기



  아직 글씨를 반듯하게 못 쓰는 아이들이 글씨를 빨리 쓰고 싶어서 안달을 하다가 날림글씨가 된다. 이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아이한테 묻는다. “얘야, 네가 날림글씨로 적으면 나중에 누구보다 네가 이 글씨를 읽을 수 있니?” “아니.” “그런데 왜 서둘러서 이렇게 날림으로 써야 할까? 서둘러 쓴다며 날림글씨가 되면 오히려 글씨를 못 읽기 때문에 나중에 더 품이 들고 힘이 든단다.” 글씨를 읽을 줄도 쓸 줄도 아는 아이들하고 책상맡에 앉아서 가지런하고 정갈하게 글씨를 쓰기로 한다. 아이하고 나란히 앉아서 저마다 다른 글씨를 적어 본다. 이러면서 아이한테 덧붙인다. “얘야, 우리는 글을 더 많이 써야 하지 않아. 글씨를 몇만 적더라도 제대로 적을 줄 알면 돼. 한 글씨를 적더라도 온힘을 기울여서 참하게 다스리면 좋겠어.” 2018.4.13.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글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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