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4.8.


《책벌레의 하극상 1부 1》

카즈키 미야 글·스즈카·시이나 유우 그림/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2.28.



  책을 좋아해서 온통 책을 쌓아 놓고 살던 아가씨가, 그만 지진으로 책이 무너지는 바람에 책에 깔려서 죽었다고 한다. 이러고서 다른 어느 곳에서 다섯 살 아이 몸으로 태어나는데, 마음은 ‘일본에서 어른으로 살다가 책에 깔려 죽은’ 그대로라고 한다. 마음하고 다른 몸을 움직이느라, 또 책이란 너무 드문 곳에서 살아가느라, 이래저래 고단한 하루이지만 ‘책이 집에도 마을에도 없다면 스스로 지어서 읽어야지’ 하고 여긴다고 한다. 언뜻 보면 터무니없지만, 곰곰이 보면 내 얘기로구나 싶다. 곁님한테서 늘 듣는 말처럼 ‘종이책보다 살림짓기’에 마음을 기울이는 길로 좀처럼 못 가는 모습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 만화책에 나오는 ‘다섯 살 몸을 입은 아가씨’는 스스로 새롭게 지으려고 애쓴다. 책을 덮고서 생각에 잠긴다. 이 몸을 입고 살아갈 적에 책을 즐기고프면 즐기되, 아이들하고 곁님이랑 짓는 살림살이에 제대로 마음을 기울일 노릇이라고. 먼저 무엇을 보고, 어느 길에 서며, 하루를 어떤 기쁨이 되도록 가꿀 적에 웃음이 피어나는가를 헤아린다. 내 걸음이 너무 더디지 않도록 하자. 내 몸짓이 사뿐사뿐 가벼워서 나비 날갯짓처럼 고이 바람을 탈 수 있도록 나아가자.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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