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살인사건 ㅣ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4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6월
절판


나이를 먹는 것은 등산과 같다. 시간이 갈수록 시야가 점점 넒어지니까.

-잉그마르 베르히만-5쪽

인생이 당신에게 어떤 패를 내밀든 그 패로 게임을 하는 수밖에 없지 않소

인생은 당신이 끼어들든 말든 그냥 흘러가. 당신 앞에는 두 가지 선택안이 있어. 당신이 바꿀 수 없는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든가 아니면 매일의 기적과 사랑에 빠지든가-386-3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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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져야 할 단 한 장의 카드
윤기형 지음, 홍석문 디자인디렉터 / 스마트비즈니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카드게임을 할 때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게임의 승패가 좌우되듯이  

우리 인생에서도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인생의 행방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각자 어떤 카드를 가지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 할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 한장의 카드를 선택하라고 하면 에이스나 K,Q,J 같은

특별한 카드를 선택하겠지만 이 책에선 조커를 선택하라고 얘기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조커는 변화를 인정하고, 변화를 즐기며, 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요즘과 같이 급변하는 세상에선 변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에 어떤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조커같은 존재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음을 마치 광고를 보듯 매페이지마다 강렬한 메시지를  

담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카드 한 벌이 조커를 빼면 총 52장으로 일년을 이루는 52주를 상징하고  

무늬당 13장의 카드는 태음력의 일년을 이루는 13달을 뜻하며, 1부터 13까지의 합인 91에 4(네가지  

무늬)를 꼽하면 364가 되고 여기에 조커 한 장을 더하면 365, 즉 1년이 된다는 해석은  

카드에 숨겨진 비밀(?)이 아닐까 싶었다.ㅋ



이렇게 첫 번째 얘기에선 조커를 선택해야 한다고 하면서 반대편에서 읽는 두 번째 얘기에선  

누구나 이미 조커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살기 위한 조커, 사랑하기 위한 조커, 행복해지기 위한 조커,  

후회하지 않기 위한 조커, 인생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조커 등을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데 말은 쉽지만 조커를 사용하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는 게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보다 내가 더 자유로운 이유'와 '당신보다 내가 더 행복한 이유'라는 두 가지 이야기를  

책의 앞면과 뒷면에서 각각 시작해서 중간에서 만나는 이 책은 독특한 컨셉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단편적인 얘기들을 나열해서 감각적인 부분에 치중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인생에도 조커라는 특별한 카드가 필요하고 누구나 조커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행복해질 수 있음을 잘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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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연인사이
이반 라이트만 감독, 나탈리 포트만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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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엠마(나탈리 포트만)와 아담(애쉬튼 커쳐)은 우연하게 다시 재회한 후  

가끔씩 만나 섹스를 하는 애매한 관계로 발전하는데...



남녀 사이에 우정이 가능하냐는 케케묵은 주제를 다룬 이 영화는 첨에 섹스는 즐기지만  

친구 이상은 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던 엠마와 아담이 결국 자신들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사랑에 빠진다는 수많은 로맨틱 코메디가 보여줬던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  

친구만 하겠다던 남녀가 보통 상대에게 연인이 생기면 뒤늦게 자신이 친구로만 생각했던 게 아님을  

깨닫고 되찾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데 그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이 아닐까 싶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이 아기자기하면서도 식상한 결말을 벗어나서 괜찮았다면  

이 영화는 진부한 내용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을 줬다. 마음이 가는 데 몸이 가듯이 몸이 가는 데  

마음도 가는 게 아닌가 싶다. 원 나잇 스탠드가 아니라면 아무리 섹스만 하는 관계라도  

결국은 마음도 따라 움직이는 게 정상이지 않나 싶다. 몸과 맘은 결코 따로 놀기 어려운 거니까... 

남녀간에 친구가 되긴 싶지 않는데 상대에게 연인이 있고 그 사람도 두 사람의 친구관계를 인정해줘야  

오랫동안 친구로 남을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남녀 관계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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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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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에다 왕따인 오스카는 또래의 도미니카 남자 아이들이 무수한 연애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시기에  

늘 짝사랑만 하는 불우한 시절을 보낸다. SF물에 심취한 오스카는 과연 그가 좋아하는 판타지 같은

황홀한(?) 경험을 하게 될 수 있을 것인가...

 

퓰리처상, 전미비평가협회상 수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과 좋은 평으로 일찌감치 내 리스트에는  

올라있던 작품이었으나 내 삶을 살아가기도 벅차 남의 삶까지 돌아볼 맘의 여유가 없었던 탓에  

계속 후순위로 밀리다가 이제야 오스카 와오와 만날 수가 있었는데 오스카 와오라는 인물은  

왠지 낯설지 않은 캐릭터였다. 뚱뚱하단 사실 외에는 누군가와 상당히 흡사한 점이 많아서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었다.ㅋ

 

억척스런 엄마 벨리와 반항적인 누나 롤라 사이에서 자란 오스카는 집에서는 사랑받는(?) 아들이자  

동생이었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한 누군가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엄청난 몸무게를 자랑하는 외모도 그렇지만 오타쿠스런 그의 성격과 취향도 여자 사귀는 걸 어렵게  

만들었다. 도미니카 남자라면 누구나 손쉽게 경험하는 일들을 경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던  

오스카 와오는 원치 않게 수도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만난 푸타 이본에게 푹 빠져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짧고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순진한 오스카 와오의 첫경험은 그를 완전히 이본에게 올인하게 만든다.  

사실 이본에겐 다른 남자가 있었지만 오스카 와오에겐 그런 건 아무 상관이 없었다.  

처음으로 여자와 제대로 된 관계를 가지게 된 오스카 와오의 어쩌면 무모하고 저돌적인 사랑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사랑에 눈이 멀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 그 어떤 것도  

희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랑을 그토록 갈구해왔던 오스카에게 이본과의 관계는 자신의 목숨보다도  

소중했는지 모른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선 저런 여자가 뭐 그렇게 소중하다고 목숨 걸고  

저러는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무모한 짓을 저지르는 오스카 와오가 안타까운 맘이 들었지만  

한편으론 누군가를 위해 모든 걸 다 걸 수 있을 정도로 열렬히 사랑하는 오스카 와오가 부럽기도 했다.

 

오스카 와오의 길고 처절하게 외로웠던 시간과 짧고 놀랄 정도로 뜨겁게 불타올랐던 시간을 담은  

이 책은 단순한 사랑 타령이 아니라 오스카 와오 가족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도미니카의 굴곡진

현대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도미니카는 사실 콜럼버스가 처음 발견한 이래  

식민지와 독재 시대로 첨철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왠지 우리와도 너무 닮은 꼴의 나라라 할 수  

있었는데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트루히요라는 독재자는 정말 독재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예쁜 여자들의 씨를 말리는 트루히요 앞에 예쁜 딸을 둔 아버지들은 트루히요가 딸의 존재를 알게  

될까봐 노심초사하게 되는데 오스카 와오 집안의 비극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어찌 보면 끔찍하고 애처로운 얘기들이 종종 등장함에도 작가의 감칠맛 나는 글솜씨는  

오스카 와오 가족들의 파란만장한 삶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었다.  

오타쿠인 오스카 와오가 좋아하는 각종 SF, 판타지물이 책의 곳곳에 인용되고 있고 마치 친한 친구와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누는 것 같은 문체는 책을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만들었다.  

책 제목 그대로 짧고 놀라운 경험이라 할 수 있었는데 오스카 와오 가족들의 삶을 통해 도미니카의  

일그러진 역사를 통렬하게 비판하면서도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작가의 태도는 우리의 삶이

아무리 엄청난 푸쿠(저주)에 걸렸어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사파가 있음을, 그 사파는 바로 사랑임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오스카 와오의 삶을 보면서 언젠가 나도 짧고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도 가져본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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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악마를 보았다 - 극장판 + 해외판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김지운 감독, 이병헌 외 출연 / 블루키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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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요원 수현(이병헌)은 약혼녀 주연이 무참히 살해당하자 범인을 찾아내 복수하기로 결심하고  

유력한 용의자들을 추적하던 중 연쇄살인마 장경철(최민식)이 범인임을 밝혀내고  

장경철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을 시작하지만...

 

두 번이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으며 1분여를 삭제하고 겨우 개봉한 이 영화는  

역시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수위를 보여주었다. 나름 못 볼 것(?) 다 본 나로선  

생각보단 수위가 약했지만(?) 내가 본 한국영화 중에선 최고 난이도라 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복수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 같다.  

수현이 장경철을 찾아낸 후 나름 최고의 고통을 선사하겠다며 잡았다 풀어주는 걸 반복한다.  

여기서부터 수현은 잘못된 복수게임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나중에 그가 하는 말처럼 수현은  

장경철을 너무 쉽게 봤다. 겨우 몇 군데 좀 불편하게 해놓고 위치만 안다고 장경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본 게 그의 크나큰 실수였다. 결국 수현은 장경철을 만만하게 본 대가를 치르고 만다.

 

이 영화를 보면서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들이 연상되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에 복수 3부작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 복수 3부작은 스토리 자체도 이 영화처럼 단순하지 않고 복수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데 비해 이 영화는 오직 수현과 장경철간의 복수란 주제의 게임을 펼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사랑하는 약혼녀의 처참한 꼴을 본 수현이 장경철에게 극한의 고통을 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이 갔다. 하지만 피를 말려 죽이겠다는(?) 수현의 방법이 적절하지 못했다. 차라리  

마지막에 정경철에게 가한 방법을 썼다면 깔끔했을 것인데(그러면 영화가 금방 끝나고 말았겠지..ㅋ)  

장경철을 가지고 놀겠다는 어리석인 생각을 하는 바람에 또 다른 비극을 맛보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악마에게 고통을 가하기 위해 점점 악마가 되어 가는 수현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었다.

 

결국 복수란 건 허무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복수를 성공하는 순간에는 가슴 속의 응어리가  

조금은 사라지겠지만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순간의 쾌감 외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수현의 장경철을 상대로 한 복수극은 결국 더 큰 상처만 남기고 말았을 뿐이다. 장경철의 최후를 보면  

통쾌하단 생각보단 왠지 또 다른 복수의 씨앗을 낳았다는 찝찝함만을 남길 뿐이었다.

 

악마들이 등장하다 보니 표현 수위는 상당히 높았지만(인육이니 사체 훼손 등의 장면은 심의통과를  

위해 잘라냈다는데 어디서 잘라냈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ㅋ) 예상 외로 인상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악마로 철저하게 변신한 최민식의 연기는 역시라고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병헌은 나름 분전했지만  

최민식을 따라가긴 아직 먼 것 같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 중엔 '달콤한 인생'이 복수극이란 점에서  

그나마 이 영화와 비슷한 설정인데 '달콤한 인생'이 주었던 여운마저도 없었던 영화라 할 수 있었다.  

수위는 높았지만 차려진 밥상에 비해 그다지 먹을 것은 없었던 영화였다.  

굳이 평가한다면 우리 영화의 표현 수위를 조금 높인 점이 아닐까 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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