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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감동하다 - 세계에 자랑해도 좋을 감동의 역사를 읽는다!
원유상 지음 / 좋은날들 / 2015년 4월
평점 :
우리나라 역사를 공부하거나 역사 관련한 책들을 읽을 때마다 늘 답답하고 화날 때가 많았는데
왜 항상 우리는 강대국들의 침략을 당하고 고통을 받으며
약자로서 살아와야 했을까 하는 점이 늘 맘에 안 들었다.
듣기 좋은 말로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괴롭히지 않았다고 위안하지만
최소한 자기는 스스로 지킬 줄 알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은 그런 한국사 속에서도 감동적인 얘기를 담아냈다고 해서
과연 어떤 얘기들이 담겨 있을지 궁금했다.
먼저 우리의 문화유산 중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세계적인 유물들에 대한 얘기를 들려준다.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된 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 유적지와 경주 유적지는 우리가 세계의 40퍼센트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유적지들임에도 정작 우리는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몽고의 침략으로 지금은 사라진 황룡사 9층목탑도 나라를 지키려는 신라인들의 염원이 담겨 있었고,
수학과 과학을 품은 위대한 우리의 문화유산인 석굴암 등을 보면
외세의 침략으로 훌륭한 유산들이 훼손되어 아쉬움을 주었다.
직지심체요절과 팔만대장경을 보면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먼지에 묻힌 채 방치
되어 있었는데 박병선 박사의 노력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녀는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의궤도 찾아내 반환받는데 1등 공신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런 분들의 업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것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해인사의 팔만대장경도 6. 25. 전쟁 당시 지리산 빨치산을 토벌하려는 공군의 폭격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미군의 폭격명령을 거부한 김영환 대령의 소신으로 이를 지켜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론 우리의 가장 위대한 문화유산은 한글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소중한 우리말을
어법에도 맞지 않게 파괴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인물편에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역사속 인물들을 소개한다.
당나라 대장군인 고선지는 서역까지 이름을 떨친 명장이었으며,
당시 동아시아 허브인 청해진에서 활약한 장보고는 그래도 지명도가 있는 인물들이지만
일본에 성리학을 전해 준 강항은 낯선 인물이라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여의사였던 박에스더는 '역사e 2'에서,
일가가 독립운동을 위해 전재산과 목숨을 바친 이희영 집안의 얘기는 '역사e 1'을 미리 만나봤기에
생소하진 않았는데, 이 외에도 헤이그특사 3인의 활약상이나 난봉꾼이라 불리는 것을 마다않았던
김용환 등을 보면 우리가 독립운동가들의 사연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그들의 가족과 후손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에게 보낸 안창호의 편지나, 안중근에게 보낸 어머니의 편지를 보면 정말 독립운동가들의 가족들이
얼마나 가슴 아프고 힘든 삶을 살았을지 그대로 느껴졌는데 나라를 구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과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한심할 따름이었다.
마지막으로 영화 '국제시장'으로 잘 알게 된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의 땀과 눈물은
한국 경제성장의 큰 밑거름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면 우리에게 자랑스런 문화유산과 가슴 뭉클하게 하는 사연을 가진 훌륭한 인물들이
많음에도 너무 소홀히 취급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피해자 노릇만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곤 하는데
일본이나 중국처럼 역사를 왜곡하진 않아도 역사속 자랑스런 인물과
유물들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지 않아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