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 E 샤르코 & 엔벨 시리즈
프랑크 틸리에 지음, 박민정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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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집가로부터 산 단편영화를 보다 갑자기 실명해버린

전 남자친구 뤼도비크에게서 연락을 받은 형사 뤼시 엔벨.

마침 안구와 뇌가 적출된 신원불명의 시체 다섯 구가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해 

샤르코 형사가 사건을 맡게 되고, 뤼도비크가 본 영화를 보게 된 뤼시 엔벨은

영화가 다섯 구의 시체들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프랑스에서 2백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라는 이 책은 얼마 전에 읽었던 '모나'와 유사하게 

인간의 뇌를 자극해 끔찍한 범죄를 만들어내는 얘기를 담아내고 있다. 도대체

영화가 어떤 내용이기에 실명을 할까 싶은 호기심에서 책을 읽어 나갔는데

갈수록 태산이라고 뇌와 안구를 들어낸 시체까지 점점 사건 자체를 이해하기가 힘들게 된다. 

충격적인 영화 내용 속에 뭔가 단서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수사에 도움을 받은 영화복원사 클로드 푸아녜마저 끔찍하게 살해되면서 범인들의 범행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었다.

뤼시 엔벨과 샤르코 형사는 일련의 사건들 속에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직감하며

공조수사를 해나가고 이집트와 캐나다까지 목숨을 걸고 진실을 밝히려 쫓아다닌 결과

드러나는 진실은 그야말로 광기 그 자체였다.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어떻게 인간이 저런 짓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사실 인류의 역사 자체가 동족인 인간에 대한

상상을 초월한 폭력과 만행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종교니 인종이니 하는 여러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집단 학살을 일삼은 게 인간이다 보니

이젠 왠만한 사건으로는 놀라지도 않을 지경인데

이 책에서는 대놓고 인간의 폭력성의 근원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를 실험까지 한다.

마치 일제가 생체실험을 했던 것처럼 인간의 뇌에 어떻게 영향을 주면

인간의 감정이 전혀 없는 괴물로 변하게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실제 활용하려고까지 했으니 정말 역겹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했다.

정말 무서운 건 이런 일들이 단지 소설속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현실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을 세뇌시켜 평범한 인간도

괴물로 만드는 게 아무렇지 않게 이뤄질 수 있단 사실이 소름끼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샤르코 & 앤벨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는 이 책은 독특한 소재와 놀랄만한 사건은 물론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의식까지 담아내면서 흥미진진한 얘기를 잘 풀어냈다. 

원만하게 사건이 해결된 듯 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또 다른 시작을 보여줘 다음 작품에 대한

실한 미끼를 던졌는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 책으로 후속편도 충분히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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