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이덕일 지음 / 만권당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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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과 중국, 일본의 동아시아 삼국은 한창 영토분쟁과 역사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구려연구재단을 설립했다가 이를 동북아역사연구재단으로 확대 발전시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언론에서 일본의 역사왜곡이나 중국의 동북공정이 보도될 때마다 대부분의

대한민국이라면 분노를 표출했을 거라 생각하는데

정작 우리 내부에 그들과 동조하는 인간들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었다.

그것도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을 최일선에서 무력화시켜야 할 동북아역사재단이

그런 짓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정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었다.

동북아역사재단의 주요 세력이 모두 한국 역사학계의 주류 세력인데 그들은 애초에 역사왜곡을 저지른

일본 역사학자들의 제자들이었으니 도대체 뭘 기대하겠는가.

문제는 이런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대다수의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점인데

이 책은 한국 역사학계의 주류세력이라는 식민사학자들이

얼마나 어이없는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 극우파의 식민사관의 기본 논리는 한사군 한반도설과 임나일본부설이다.

이를 근거로 중국은 북한 지역이 자신들의 강역이라 주장하고,

일본은 한반도 남부와 독도가 자기 영토였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제대로 된 역사적인 근거가 없는 건 이 책에서 자세히 논증하고 있는데, 

중국이나 일본 모두 사료적 근거는 희박하면서 무작정 소설을 써대고 있음에도

문제는 우리 역사학자라는 인간들이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베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47억여 원 이상의 혈세를 들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만들고 있는 동북아역사지도에

중국과 일본의 주장이 고스란히 반영된 사실인데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국회 동북아특위에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 벌어진 회의 내용이 이 책에 실려 있는데 정말 가관이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 이덕일이 동북아역사지도의 문제점을 각종 사료를 바탕으로

일목요연하게 지적하는데 반해 동북아역사재단의 대표로 나온 임기환은

장황하고 해괴한 논리로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우리 역사의 뼈아픈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는데 친일파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다

보니 해방 이후 매국에 앞장섰던 친일파들이 정재계는 물론 학계마저 접수해서

광복 7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득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친일 세력을 청산해야 했을 역사학계도 마찬가지였는데

한국 역사학계의 태두라 불리는 이병도도 역사왜곡에 앞장선 쓰다 소키치의 제자였고,

그런 이병도의 제자들이 한국 역사학계를 지배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역사인식 자체가 가능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끔찍한 사실은 이들이 여전히 한국 역사 교과서를 집필하고 있고, 대학을 비롯한 여러 학교와

국책연구기관들을 장악하고 있으니 우리의 역사교육이 제대로 되길 기대하는 게 어불성설이다.

과거에는 사료 자체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으니 학문권력을 가진 이런 자들이

어디에 이런 내용이 있다고 주장하면 믿을 수밖에 없었지만

정보가 대중화된 요즘 세상에선 더 이상 이들의 일방적인 주장이 통하지 않는다.

정확한 근거와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바로 공격당하는 게 정상적인 학문 현장일 것인데

자신들의 선생이 주장하던 이론을 그대로 답습해서 무작정 자기들이 옳다고 하는 자들이

여전히 주류가 되어 자기들과 다른 주장을 하면 무조건 왕따시키고 무시하니

한국의 역사학이 정상일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놀라웠던 사실은 매국사학자들이 삼국사기의 초기기록은 불신하면서

조작으로 점철된 일본서기와 그게 기초한 그들의 교주들의 이론은 철저히 맹신하고

여러 해석가능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선 우리에게 유리한 사료는 무시하고

불리한 자료만 무조건적으로 믿고 옹호한다는 점이다.

도대체 이런 인간들은 어느 나라 국민이고 정신상태가 어떤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백 번 양보해서 그들의 주장이 맞다면 제대로 된 논거를 들어야 할 텐데

이 책에서 드러난 것처럼 그들에겐 제대로 된 논거가 있을 턱이 없다.

이것도 학문의 자유라고 하자. 그러면 동북아역사재단은 도대체 뭐하는 단체인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기 위해 세금으로 만든 재단이다.

그런데 여기에 소속된 인간들이 하나같이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에서 주장하는 것과 동일한 얘기를 하고 있다.

물론 대놓고 중국 동북공정과 일본 역사왜곡이 맞다고 하진 않는다.

하지만 교묘한 말장난으로 자신들의 진위를 숨기면서 그들의 논리를 그대로 차용하고

심지어 지도마저 그대로 베끼고 있는 실정이니

이를 감독해야 할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정말 통탄할 지경이었다.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대놓고 주장하는 자가 있지 않나 정말 이 책을 읽는 내내

분노와 충격의 연속이었는데 이런 자들이 세금으로 먹고 살면서 버젓이 학자니 교수니 연구원이니

하면서 행세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한국사회에 대해 절망하게 만든다.

이런 사실이 제대로 알려졌다면 난리가 났어야 마땅할텐데

몰라서 그러는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언론도 잠잠하고 당연히 일반 대중들은 알 턱이 없다.

중국이나 일본 욕할 줄은 알았지 정작 자기 역사학자들이 뭔 짓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었다니 한심할 지경이었다. 오히려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을 국수적이니

민족적 편견을 가졌니 하면서 몰아붙이는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역사와 영토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중국과 일본처럼 역사를 왜곡해서 그들의 주장을 반박하라는 것도 아니고

얼마든지 우리에게 유리한 역사적 사료와 유물 등이 있었에도

이런 건 모른 척하고 저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과 같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음이 정말

수치스러울 정도였는데 저런 자들의 민낯을 까발려서 이 사회에서 매장시키지 않으면

영원히 우리는 중국과 일본의 식민지 노릇이나 하고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얼마 전에 읽은 '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저자의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보면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흥분할 게 아니라

우리 내부의 쓰레기들 청소부터 먼저 해야 하는 게 우선임을 잘 보여주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우리 역사 자체를 왜곡하고 있는 식민사관의 학문카르텔을 이 땅에서 척결하지 않는 한

중국에 사대하고 일본에게 침탈당한 과거의 치욕을 되풀이하는 건 시간문제임을

뼈아프게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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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이덕일 지음 / 만권당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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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파들의 역사왜곡과 중국 동북공정에 동조하는 한국 주류 역사학계의 적나라한 민낯을 고발한 책. 이런 인간들이 혈세를 받아 먹고 있는 동북아역사재단은 당장 물갈이를 하거나 해체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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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계획
발렝탕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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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이후 연락이 한참 끊겼다가 오랜만에 만난 로뮈알과 테오.

테오는 피레네산맥으로 주말산행을 가자는 로뮈알의 제안에

여자친구 도로테와 다비드, 쥘리에트 커플과 함께 산행을 따라나선다.

모든 산행 준비를 로뮈알이 담당한 가운데 로뮈알이 준비한 일정대로 따라가던 친구들은 

계획과는 다른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서 당황스러워 하는데...


학창시절 친구로 지냈던 로뮈알과 테오가 오랜만에 재회하여 산행을 갔다가 발생하는

우여곡절을 그린 작품이었는데 두 사람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산행 자체가 친구 아닌 친구를 향한 엄청난 복수계획임을 보여준다.

사실 우리는 쉽게 친구라고 부르지만 친구라는 명칭을 붙일 만큼의 사이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로뮈알과 테오도 친구라고 하긴 하지만 뭔가 둘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음을 충분히 직감할 수

있었는데 제일 먼저 이해가 안 되는 건 별로 내키지 않으면서 테오가 로뮈알의 초대에 응했다는 점이다.

도대체 이들 사이에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테오가 마지못해 로뮈알의 초대에 응하고 그가

하자는 대로 하는지 정말 궁금했는데 작가는 현재와 과거를 교묘히 오가면서 조금씩 진실을 드러낸다.

빈민가에서 어렵게 살았다가 운 좋게 명문학교에 진학한 로뮈알과

부잣집 아들로 뭐든지 자기 맘대로하면서 살았던 테오가 친구가 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웠는데

수학에서 두각을 나타낸 로뮈알에게 테오가 관심을 보이면서 마치 단짝친구처럼 붙어 다니게 된다.

비록 절친처럼 지내긴 하지만 처음부터 로뮈알을 은연 중에 무시하던 테오와

어떻게든 자신의 비참한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던 로뮈알은 아슬아슬한 친구관계를 이어간다.

현재의 산행도 로뮈알이 길을 제대로 모르고,

빙하를 건너가야 함에도 준비를 똑바로 하지 않아 위기에 처한다.

게다가 쥘리에트는 임신한 상태고 테오는 산행을 시작한 이후로 계속 몸이 나빠져 계획했던 일정이

차질을 빚자 산행 멤버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고 산행이 악화일로에 빠지게 되는데...


로뮈알이 테오 일행을 초청한 어설픈 산행은 책 제목대로 완벽한 계획의 일환이었다.

과거의 원한을 풀기 위해 마련한 계획이니만큼 철저한 준비를 해야 했는데

아무리 완벽한 계획을 세운다 해도 세상 일이 예상한 대로 진행되지는 않는 법이다.

그래도 로뮈알이 준비한 계획이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가 자신이 소원하던 복수를 이루려는 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일어난다. 이 책을 보면서 과연 진정한 친구와 우정이 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무늬만 친구인 관계가 얼마나 부질없고

오히려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잘 알게 되었다.

작가 이름을 보니 왠지 낯익다 싶었는데 '구해줘' 등으로 친근한 기욤 뮈소의 동생이었다.

뭔가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의 두 형제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좀 더 추리 스릴러에 가까운 동생 발렝탕 뮈소와의 첫 만남은 나름 인상적이어서

다음 작품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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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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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 삼국 사이의 역사논쟁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일본의 역사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늘 우리의 역사가 훼손당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왜 우리 정부나 학계는 제대로 대응을 못하나 하는 한심한 생각만 드는데

이 책의 제목을 보니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항상 중국과 일본만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보니 우리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

문제는 중국과 일본은 자기 역사를 미화하기에 여념이 없는 것에 반해

우리는 오히려 축소, 비하하기 바쁘다는 사실이다.

보통 우리가 중국을 황제국으로 사대하고 조공을 바쳤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인데 

조공이 단순히 약소국이 강대국에 상납하는 것만이 아닌 무역에 본질이 있음을 이 책은 잘 가르쳐준다.

아들이나 동생이 부모나 형에게 선물을 가지고 가면 받은 것 이상으로 바리바리 싸주는 게

미덕인 걸 생각하면 오히려 조공을 하는 쪽이 더 이득일 수 있었다.

이는 명나라와 조선 사이의 조공 횟수를 가지고 싸우는 장면에서 여실히 드러나는데

명나라가 도리어 조공 횟수를 줄이고 싶어 하고 조선은 늘리고 싶어했다는 사실만 봐도

단순히 조공을 약자가 강자에게 받치는 걸로 치부할 수 없음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중국에게 사대를 했던 것처럼 여진족이나 대마도 등에 사대를 받았음에도

이런 사실은 제대로 교과서에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나 백제가 요서 지방을 점령했다는 사실,

해적하면 왜구만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 우리 한민족 해적이 동아시아 바다를 지배했고

불교 외에 신선교가 전통 종교로서 번성했다는 사실도 우리 역사 교과서가 숨기고 있는 사실들이었다.


중화사상으로 대변되는 중국의 교과서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항상 조공을 받기만 했을 거라 생각되는 중국도 한나라 시절 흉노에게 조공을 받쳤다는 사실이나

한족 왕조보다 이민족 왕조가 더 많았음에도 티베트나 몽골 등 소수민족의 역사까지 자기들 역사에

전부 편입시키는 황당한 전략과 의복, 선박, 수레, 농기구 등이 모두 중국에서 발명된 것처럼 과장하며

마치 중국이 모든 문영의 시초이자 중심인 것처럼 구는 것도 전형적인 중국 스타일이라 할 수 있었다.

일본도 중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근대화의 선두 주자로 아시아를 호령했던 자만심이 있다 보니

한반도에서 문명을 전수받은 사실을 어떻게든 숨기고 싶어 한다.

특히 백제가 멸망하면서 백제 유민들이 대거 일본 지배층에 흡수되어 일본 신국 건설에 이바지했음에도

이런 역사적 사실을 숨기는 건 물론 오히려 한반도의 일부를 식민지배했다고 주장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쇼군이 명나라 황제의 책봉을 받은 사실이나

임진왜란때 납치해 온 조선 도공의 도자기 기술을 바탕으로 경제 도약을 했다는 사실,

침략 전쟁을 정당방위로 포장하는 것까지 자기에게 불리한 것은 숨기고

유리한 것은 과장하는 경향은 어느 나라나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우리는 있는 사실도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고 은폐, 축소하려 든다는 점이다.

한국의 주류 역사학계는 문헌의 진위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려 하지 않고

왜곡된 서술을 그대로 진실로 인정하는 전제에서 역사를 기술하려 하다 보니

오히려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왜곡에 동조하는 경향마저 있으니 참 한심한 노릇이다.

중국이나 일본처럼 자기 역사를 포장하지는 못할 망정 최소한 자기 역사를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자기 스스로의 역사를 왜곡하는 실정이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책에 나오는 내용이 전부 옳다고는 단정할 순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역사에 접근하는

학계나 정부의 태도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갔다.

앞으로도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왜곡은 한층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 역사를 비하, 왜곡하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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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에게서 온 편지 : 멘눌라라 퓨처클래식 1
시모네타 아녤로 혼비 지음, 윤병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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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팔리페가의 가정부이자 재산관리인이었던 멘눌라라가 죽으면서

알팔리페가 사람들에게 자신의 부고와 장례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편지를 남긴다.

평소 멘눌라라에게 불만이 많았던 알팔리페가의 자식들은 하인인 주제에 주인처럼 건방지게

굴던 멘눌라라의 죽음에 전혀 슬퍼하지도 않고 그녀가 하라는 대로 할 생각도 없었던 지라

마지못해 간략한 부고를 게시하지만 자기 말대로 하지 않은 걸 어떻게 알았는지

멘눌라라에게서 또 다시 편지가 오는데...


아몬드를 줍는 여자라는 의미의 멘눌라라라는 별명을 가진 마리아 로살리아 인제릴로의 죽음과

그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가지각색의 다양한 반응을 담고 있는 이 책은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극명하게 갈리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알팔리페가의 자식들처럼 멘눌라라대해 반감, 비난, 증오, 조롱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녀의 헌신과 성실함, 재테크 능력에 대한 찬사와 안타까움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평가를 두고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이기가 쉽진 않기에

과연 멘눌라라란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저절로 생겼다.

먼저 멘눌라라가 가정부임에도 불구하고 알팔리페가의 실세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가 안 되었는데 가족들이 이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알팔리페가에 도대체 무슨 비밀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멘눌라라의 과거가 하나 둘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상황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알팔리페가 자식들은 멘눌라라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다가 장례식에 마피아 보스가 등장하고

뭔가 분위기가 심상하지 않자 마지못해 그녀가 하라는 대로 뒷북을 친다.

마을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되는 것도 잠시 멘눌라라의 편지가 다시 날라오고

이번엔 귀중한 그리스 도자기들을 저택에 보관해뒀다고 하자

알팔리페가 자식들은 막대한 재산이 자기들 앞으로 생길 것을 기대하게 되는데...  


멘눌라라가 도대체 무슨 비밀을 감추고 있는 걸까 하는 호기심으로 끝까지 책장을 놓을 수가 없던

책이었는데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알팔리페가 가족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미리 예측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멘눌라라의 꼼꼼함이 정말 신출귀몰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알팔리페가 사람들의 행동을 비롯해 각자의 입장에 따라 멘눌라라에 대한

기억이나 평가가 완전히 천차만별이었는데 문득 내가 죽고 나면

과연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성인이라도 분명 살아 생전에 좋아한 사람도 있고 싫어했던 사람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판에 그리 연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고 미움받는 걸 두려워 할 필요는 없으니

스스로 떳떳하게 살면 그만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주인공 멘눌라라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는 그녀는 나름 소신 있게 살았기 때문에 알팔리페가 사람들을

비롯해 그 누구에게도 당당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비록 일부 사람들의 오해와 미움을 받기도 했지만

그건 그 사람들 사정이니까 그냥 쿨하게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암튼 멘눌라라가 남긴 편지를 바탕으로 그녀의 삶과 비밀에 대한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라 할 수

있었는데 이탈리아 작품을 읽지 않아서 그런지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과 비슷비슷한 이름들,

그리고 얽히고 설킨 관계 때문에 좀 머리가 아팠던 것을 빼면

색다른 설정의 미스터리로서의 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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