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읽는 그리스신화 - 내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준 그리스신화의 지혜
김태관 지음 / 홍익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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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의 원류라 할 수 있는 그리스신화에는 나름 관심이 많아서 여러 책을 많이 읽어보았지만

항상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금방 빠져들어 늘 새로운 책들을 통해 복습을 하곤 한다.

이 책은 '곁에 두고 읽는' 시리즈의 그리스신화 편인데 '곁에 두고 읽는 니체'를 인상적으로 읽어서

이 책도 기존에 알고 있던 그리스신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 같았다.

이 책에선 크게 올림포스의 신들과 인간 세상의 영웅들의 두 파트로 나눠서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올림포스의 12신(12신의 범위에 포함되는 두 신 포함 14신)과 6명의 영웅들까지

총 20명을 간략하지만 핵심적인 사연을 압축하여 정리하고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오이디푸스 얘기로 시작하는데 신화를 읽는 진정한 방법이 그들의 이야기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 미래를 가늠해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에는 유리창으로

보는 사람과 거울로 보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면서 신화도 유리창이 아니라 거울로 대할 때

의미가 완전히 새롭게 다가오며 오이디푸스 이야기가 신화를 거울로 읽는 것의 좋은 샘플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거의 다 다른 책들에서 본 것이기 때문에

그리 새롭지는 않았다. 다만 이 책에선 그리스신화를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춰

그리스신화 속 인물들을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활용하라고 얘기한다.

바람둥이의 대명사인 신들의 제왕 제우스에게선 내 속에 잠자고 있는 당당한 자아를 발견하고,

저승의 지배자 하데스에게선 죽음을 남의 일처럼 여기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렇게 신화 속 인물들의 얘기에서 각 신들이나 영웅들의 중요한 특징을 소재로 삼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데 그동안 그리스신화를 다룬 책들을 읽으면서 그들이 벌이는 막장드라마에만 솔깃해서

흥미거리로 소비할 뿐 그 속에 담겨 있는 의미는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 책에서 막장드라마 속

주인공으로만 보였던 신들과 영웅들의 얘기 속에 인간의 삶을 대변하는 여러 가지 의미들이 담겨 있고

그리스신화가 혼돈의 시대에 발걸음을 밝혀주는 별과 같은 역할을 하기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여러 얘기가 재생산됨을 잘 보여주었다. 그리스신화 속 신들과 영웅들은 겉으로는 인간과

차원이 다른 능력을 가졌지만 마음과 행동은 인간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인간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존재들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그리스신화를 보면서 지식의 측면에서 복잡한 관계나

스토리를 외우려고만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그리스신화가 지혜의 측면에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들을 새롭게 정리하는 기회도 되었는데

그리스신화 속에 담겨 있는 진주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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