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and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0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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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서 방송된 지식채널e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어 펴낸 지 10년만에 드디어 10번째 책이 나왔다.

방송을 한 지는 벌써 12년 1500회가 넘었다고 하는데 장수 방송, 스테디 셀러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나도 지식e 시리즈를 1권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다가 6권을 마지막으로 중단되고 말았는데 오랜만에 10번째 책인 이 책을 통해 지식e 시리즈의 진수를 다시 맛볼 수 있었다.

 

이 책은 크게 1부 크로노스와 2부 카이로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선 우리가 몰랐던, 그러나 알면

더 좋을 것들을 이야기하고, 2부에선 우리가 몰랐던, 그러나 알면 더 좋을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는 그리스어로 모두 시간을 뜻하다고 하는데, 크로노스가 일상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의미한다면 카이로스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시간으로, 크로노스의 시간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는 객관적인 시간인 데 반해 카이로스의 시간은 나에게만 허락된 기회를 뜻했다.

크로노스편에선 12개의, 카이로스편에선 11개의 얘기가 각각 담겨있는데, 먼저 프랑스의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로 포문을 연다. 세 개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 네 시간에 걸쳐 답을 작성해야

하는데 철 과목을 포함한 15개 과목 모두 논술로 일주일간 시험을 본다고 한다. 문제들을 보면 우리와

판이하게 달랐는데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고도 도덕적을 행동할 수 있는가?'(2013년 문제) 등

그 당시 논란이 된 시사성 있는 문제들을 출제하여 프랑스 국민 누구나 그 문제를 직접 풀어볼 정도라

하니 우리의 수능과는 차원이 달랐다.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을 받아 합격한 약 80% 이상의 수험생이

점수에 상관없이 원하는 국공립대학교를 갈 수 있다니 대학서열화가 고착된 우리와는 너무 달랐다.

크로노스편에선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로 동물들의 살처분했던 끔찍한 일들을 통해 야만적인

동물 살상의 현실과 비상구 표시 등 상징적인 그림문자이자 상징문자인 픽토그램에 담긴 얘기,

유명한 제논의 역설과 세월호 사건 등 각종 재난사고에 얽힌 오보 등 다양한 얘기들을 담고 있었다.

특히 대지진 이후 '십오엔 오십전'을 제대로 발음하는지를 가지고 조선인을 가려내어 대학살을

저지르고도 진실을 은폐한 간토 학살이나 힘겨운 여건 속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애환,

아동학대 문제 등 우리가 간과하고 지낸 여러 문제들을 이번 기회에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카이로스편에선 툴루즈 로트레크를 시작으로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한국 최초 여성

노동운동가인 강주룡, 필명인 스탕달로 더 유명한 앙리 베일 등 대부분 잘 몰랐던 역사속 인물들의

특별한 삶의 얘기가 펼쳐졌다. 탄압받던 안데스 사람들을 대변한 메르세데스 소사나 중동의 전쟁터에

비무장 무보수로 활약하는 하얀 헬멧 등 불의에 맞서 위험을 무릅쓰고 헌신하는 사람들의 얘기는

아직도 세상에는 자기만이 아닌 남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지식e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내가 아는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 깨닫게 되는데

우물 안 개구리로 살다가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얘기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마지막에 이 책의 목차를 기준으로 그동안 출간된 책들의 관련된 주제들을

찾아볼 수 있게 해놓았는데 미처 읽지 못한 7~9권도 조만간 찾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지식e 시리즈가 세상의 구석구석을 밝혀주는 등대 역할을 해주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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