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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1 ㅣ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EBS 지식채널에서 'e'를 키워드로 하는 자연(nature), 과학(science), 사회(society),
인물(people) 등 다양한 소재로 5분동안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었는데
사실 TV에서 직접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확 와닿진 않고 낯설다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40개의 짧막한 얘기 속에 담긴 지식의 깊이는 예상 외로 강렬했다.
인디언들을 학살했던 백인들에 맞서 싸운 크레이지 호스를 기리며
현재도 작업 중인 조각상을 통해 미국의 적나라한 건국사를 엿볼 수있었고,
커피를 통해 얻는 이윤의 99%를 빼앗아가는 거대 커피회사, 소매상, 중간 도매상의 착취를 통해
공정무역의 필요성을 일깨워줬다.
전혀 관계없는 것으로 생각되던 햄버거가 이상기후의 원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
축구공을 차보진 못하고 만드는데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어린 아이들,
엄청난 천연자원으로 인해 늘 내전 중인 아프리카 등
우리가 그동안 외면해온 세계 각지의 그늘진 부분을 잘 보여주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우리의 현실 또한 결코 만만치 않았는데
이젠 안타깝게도(?) 2위로 밀린 해외입양 아동 숫자나 용산 참사로 더욱 강렬히 인식된 철거민,
노점상 문제, 그나마 이제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된 다문화가정 등
우리사회의 아픈 부분들도 놓치지 않고 다루었다.
이런 현재의 문제만 아니라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 광주민주화 운동 등
역사적 문제도 망라하고 있어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은 시사적인 문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사실 TV로 5분동안 방송되는 분량의 얘기라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는 적절했지만
깊이있는 분석이나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여러 가지 문제제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지냈던 문제들에 대해
자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었는데 지식이란 게 단순히 안다는 것을 넘어서
공감하고 아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수많은 정보와 지식으로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대부분의 정보와 지식은
1회용으로 한번 보고 지나치는 그런 무관심의 대상일 뿐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지식e'는 무관심에 젖어 사는 우리들에게 세상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방송과 책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방송이 계속되고 있던데(EBS 월~금요일
오후 8시 45분) 잠시나마 방관했던 세상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