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견만리 : 새로운 사회 편 - 정치, 생애, 직업, 탐구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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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밝은 통찰과 과감한 상상력을 보여준 '명견만리' 시리즈의 3편인 이 책은

새로운 사회라는 큰 주제 하에 정치, 생애, 직업, 탐구의 네 가지 분야에 대해 살펴본다.

'미래의 기회'란 주제로 윤리, 기술, 중국, 교육의 네 가지 문제를 다뤘던 2권을 통해 충분히 진가를

확인했기에 이 책도 여러모로 기대가 되었는데 역시나 의미 있는 내용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었다.

 

먼저 정치편에서는 전 세계에 불어닥치는 시민 직접 참여 열풍과 갈등을 해결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기술 등을 통해 개인의 일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정치 시스템의 변화를 다룬다.

잘못된 지도자를 뽑으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를 뼈저리게 경험한 대한민국이지만

여전히 사회적 갈등은 심각하고 이를 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정치력은 부재인 상태이다.

사용후핵연료 최종처분장 후보지 결정을 위해 무려 12년간 토론과 합의 과정을 진행할 스위스의 사례나

사회복지를 줄이고 개인에게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하는 개혁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무수한 토론과 합의

과정을 거치는 독일의 사례는 제대로 된 토론이나 합의 노력이 부실하기 짝이 없는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었다. 뭐든지 조급증에 걸려 효율성만 추구하다 보니 대충 흉내만 내고 결국에는

밀어 붙이기로 진행하는 정부나 국회의 일처리 방식은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세계적으로 국민들의 적극 참여를 바탕으로 한 신생 정당들의 돌풍이 있는 상황인데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선거 등에서 정치적 의사표현의 규제가 심한 우리나라에선 보다 국민들의 적극적이고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다음으로 생애편에선 100세 시대를 넘어서 120세 시대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제안하고 있는데,

중년과 노년 사이의 새로운 생애 단계를 '서드에이지'라고 명명하면서 이들을 비영리영역인

제3섹터에서 활용하는 일본의 사례를 제시한다. 사실 수명은 연장되지만 은퇴 후의 삶을 위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오히려 재앙이라 할 수 있는데 셀프부양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자식에게 기댈 수도 없고 국가나 사회가 이들을 부양할 수도 없어 향후 큰 사회문제가 될 것 같다.

직업편에선 자영업자가 660만 명이 넘지만 카페, 호프집, 치킨집, 편의점 등 유사업종에만 몰려서

출혈경쟁을 벌어고 있는 암담한 현실을 조명하고 있는데 자영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과 자영업자

스스로의 차별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공무원을 비롯한 식상한(?)

직업들을 희망하기보단 다양한 분야의 '덕후'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급선무일 것 같다.

마지막으로 탐구편에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능력인 호기심을 장려하지 않아서 결코 선진국

수준을 따라갈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당장 돈이 될 만한 게 아니면 투자도

하지 않고 반드시 성과를 강조하면서 지원을 하되 엄청난 간섭을 하는 현재의 연구개발지원은

아무리 많은 돈을 써도 기존의 기술을 답습하고 모방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함에도 지식암기 위주의 구태의연한

교육도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인재를 만들어내기엔 역부족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미래에 대한 준비가 취약한지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사실 당장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있겠느냐만은 아무 준비 없이

맞게 될 미래는 그야말로 끔찍한 악몽이 될 것이 뻔하기에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조금씩이라도

국가는 물론 사회와 개인 차원에서 미래에 대한 확실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고 새로운 사회를 준비해야 함을 깨닫게 해주는

자극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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