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율표로 세상을 읽다 - 우주, 지구, 인체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
요시다 다카요시 지음, 박현미 옮김 / 해나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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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라고 하면 학창 시절 화학시간에 외워야 했던 이상하게 생긴 표가 떠오른다.

1번에서 20번까지는 필수로 암기하고 무슨 족이니 하는 성질들까지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그다지 반갑지 않았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는데 그런 주기율표로 세상을 읽을 수 있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하는 호기심이 저절로 생겼다. 학교 다닐 때는 솔직히 수험용으로 억지로

공부해야 하다 보니 주기율표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는데

주기율표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었다.

 

오랜만에 주기율표를 보니 새삼스레 여러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원자핵의 양성자의 개수가 원자

번호이고 원자핵의 주위를 도는 전자의 개수도 원자번호와 일치하며, 1~2족과 12~18족은 전형원소,

전형원소 사이에 있는 3~11족은 전이원소라 부른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비롯해서

학교 다닐 때 들어본 기억도 나지 않는 전자 궤도를 결정하는 네 가지 원칙 등

멘델레예프가 처음 정리했던 주기율표에 담겨 있는 기본 법칙을 알려주는 데 솔직히 쉽지 않았다. 

주기율표로 우주를 이해한다는 건 뜬금없는 황당한 얘기라 생각했는데 이 책은 우주의 생성에서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한다. 먼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지구 상에서 천연의 원소를 만들 수 없고

인체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원소가 우주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원소가 탄생하려면 온도가 섭씨 1000만 도를 넘어야 하는데, 우주 자체가 탄생한 빅뱅 직후와 태양

같은 항성 속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수명이 다한 항성의 초신성 폭발이라는 세 가지 경우에 원소가

탄생할 수 있고 이렇게 탄생한 원소와 원소의 무수한 조합으로 생명이 탄생하게 되었다.

우리 인체도 자연계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들이 수소, 산소, 탄소, 질소의 4대 원소를 주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4개의 원소가 인체의 99.5%를 점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1주기와 2주기 소속 원소들

이라면 점유율 5~11위인 인, 칼슘, 황 등은 3주기, 4주기 원소들로 우주를 구성하는 원소들의 비율과

거의 유사하다는 점이 우주와 인체의 신비로운 점이 아닐까 싶었다.

동물의 특성을 결정짓는 근육과 신경은 나트륨과 칼륨의 두 원소가 본질적인 기능을 담당한다는

점이나 요즘 첨단 기술 제품에 사용되어 각광받고 있는 3족 6주기까지의 금속인 희토류와

헬륨을 비롯한 18족의 희유 기체, 독성을 가진 물질로 대표적인 12족의 수은, 카드뮴 등

그동안 잘 몰랐던 원소들의 특성과 주기율표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세상의 신비로운 법칙을 잘

정리하고 있는데 그래도 전문적인 내용이 적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적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주기율표에 담겨져 있는 정교한 규칙과 흥미로운 사실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는데 진작 화학시간에 주기율표의 심오한 의미와 아름다움을 가르쳐 주었다면 좀 더 화학을

재밌게 공부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고 주기율표만 제대로

이해해도 작게는 우리의 몸을 시작으로 크게는 우주의 구성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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