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걱정 없이 사는 법 - 마음이 지치고 심란할 때 읽는 반야심경의 지혜
페이융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희망하는 바이지만 실제로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걱정거리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 인간의 삶이 훨씬 풍요로울 것 같지만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번뇌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결코 달성하기 힘든 희망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불교의 대표 경전인 반야심경을 바탕으로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알고 보니 금강경의 주요 내용을 통해 '초조하지 않게 사는 법'을 잘 알려줬던 저자 페이융의 책이었는데 반야심경 260자에 담긴 의미를 총 8장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인생에 생노병사를 비롯한 애별리고(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고통), 원증회고(미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고통), 구부득고(구하려고 노력해도 구할 수 없는 고통), 오온성고(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색, 수, 상, 행, 식의 다섯 가지 요소가 너무 강한 고통)의 8가지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이런 고통은 피하고 싶어도 인간이기에 피할 수 없는 고통들인데 불교에서는 이런 인생의 고통과 재앙을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맞서서 관찰하고 그것이 허망하다는 것을 깨달아 해탈하라고 가르친다.

부처가 자신에게 욕을 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준 선물을 상대가 받지 않으면 그 선물이 누구의 것이냐고

물으니 내 것이라고 하자 당신이 준 욕도 내가 받지 않는다면 당신 것이라고 한 일화는 그 어떤 고통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자신을 괴롭힐 수 없음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

이렇게 나를 둘러싼 현실을 외부의 힘으로 여기면 현실을 바꾸려고 몸부림치다가 오히려 자신이

바뀌지만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하면 정말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가르쳐주었다.

반야심경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인 '색즉시공, 공즉시색'은 우리가 눈앞의 것들을 보면서

그것이 수시로 바뀐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있음을 안다면

비로소 자아의 비좁은 세상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인간이라는 좁은 육체에 얽매이지 않고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살아야

하고 진정으로 즐거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모든 상황을 온전한 인생으로 받아들이고 누려야 하며,

막연한 두려움과 헛된 꿈을 부정하면 이 세상을 초월할 수 있고, 이 세상을 초월하면 풀과 나무가

저절로 자라듯 번뇌 없이 살아갈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마지막에 영화 제목으로도 익숙한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라는 주문을 외우며 지치고 심란한 마음을 달래라고 한다.

반야심경의 260자는 불교사상의 핵심을 압축하고 있는데, 사실 속세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하고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어쩌면 알면서도 어떻게 못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우리가 살면서 늘 노심초사하는 것들이 결국 우리 스스로를 노예로 만드는 것이고

여기서 고통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 바로 이 순간과 자아에 충실하게 산다면

책 제목처럼 살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인간의 육체와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 그렇게 살기는

쉽지 않겠지만 의식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조금이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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