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美, 의학과 미술 사이
전주홍.최병진 지음 / 일파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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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과 미술의 만남이라고 하면 왠지 물과 기름처럼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란 생각이 먼저 드는데

미술작품의 소재로 의학과 관련된 내용이 사용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호기심이 일어났는데

예상보다는 의학과 미술 사이에도 접점이 적지 않았다. 고대로부터 의학의 발전사와 함께 관련된

미술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의학의 역사를 다뤘다는 점에선 예전에 읽었던 '의학 오디세이'와도

유사한 구성이었지만 서양의학의 역사만 다룬다는 점에선 좀 차이가 있었다.

미술작품의 주요 소재가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해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는 주연으로 종종

등장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이 있어 여러 책을 봤지만 아스클레피오스를 올림포스 12신도 아니고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솔직히 그의 존재를 잘 몰랐는데 이 책에는 그와 얽힌 흥미로운

사연들과 그림들이 소개되어 있어 질병을 신의 형벌로 생각했던 도덕적 질병관이 지배하던 시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다음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등장하는데,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가 바로 그가 한 말로 여기서 '예술'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 예술이

아닌 '의술'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 시절부터 체액의 불균형을 질병의 원인으로 보고 균형을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의사의 임무로 보았는데 이런 고대의학이론을 집대성한 게 갈레노스였다.

기독교가 지배하던 중세에는 새로운 의학지식이 등장하기 어려웠는데 페스트의 광풍이 지나가고

현대적 의미의 병원이 설립되기 시작하면서 의학의 발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면 의학과 미술 양 분야를 섭렵한 슈퍼스타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등장한다.

해부학의 숨은 아버지라 할 수 있는 그는 많은 해부도를 남겨 의학의 발전에 공헌했는데,

근대 해부학의 아버지인 베살리우스의 출현으로 의학은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한다.

이렇게 이 책은 의학의 발전사를 살펴보면서 이를 대변해주는 미술작품들을 소개하는데

인간의 질병을 다루는 의학과 인간의 신체를 표현하는 미술은 결국 같은 대상을 각자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서로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받았음을 잘 알 수 있었다. 의학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계기도 되면서 관련된 미술작품들을 살펴보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의미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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