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인생의 문장들
오다시마 유시 지음, 송태욱 옮김 / 푸른숲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아서 그런지

누구나 아는 작품 속 명문장들도 적지 않다.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비롯해 주옥같은 문장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데

이 책은 일본 최고의 영문학자이자 셰익스피어 연구 일인자인 저자가

셰익스피어의 작품 28편 중에서 직접 선별한 100가지 명대사를 수록하고 있다.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남과 여', '미덕의 가르침', '악덕의 속삭임', '슬픔의 전율',

'사물을 보는 방식', '영혼의 외침', '인간의 진실', '인간의 저편'까지 총 10개의 챕터로 나눠서

다양한 명대사들을 망라하고 있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의 '오오, 로미오, 로미오, 그대는 왜 로미오인가요?'로 포문을 연다. 명대사마다 3페이지에 걸쳐 해당 문장이 등장하는 작품과 해당 부분을

간략하게 언급하면서 이와 관련된 저자 본인의 사연을 소개하는데, 저자의 해설과 함께 대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좋았지만 저자의 사연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었다.

'사랑에 빠진 사람치고 첫눈에 반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좋으실 대로), '어느 정도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랑은 천한 거요'(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마음을 잘

대변하는 대사라면 '그 어디에서도 진정한 사랑의 길이 순탄했던 적은 없다'(한여름 밤의 꿈),

'사랑은 그림자 같아서 쫓아가면 달아난다네, 쫓아가면 달아나고 달아나면 쫓아온다네'(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 '상처의 고통을 모르는 자만이 타인의 상흔을 비웃는 법이지'(로미오와 줄리엣) 등은

사랑의 고통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슬픔을 담아내는 대사였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속에는 삶의 정곡을 찌르는 비유들로 수놓은 대사들이 가득한데, 

'사람이 태어날 때 우는 건, 이 바보들의 무대에 끌려나온 것이 슬퍼서야'(리어 왕), 

'슬픔은 혼자 오지 않소, 반드시 한패를 데리고 오지. 그 슬픔의 뒤를 잇는 한패를 말이오'(리처드 2세),

'불행은, 견디는 힘이 약하다는 걸 간파하면 더욱더 무겁게 내리누른다'(리처르 2세),

'눈앞의 공포는 상상력이 낳는 공포에 비하면 무섭지 않다'(맥베스), 

'겁쟁이는 죽을 때까지 몇 번이고 죽는 생각을 하지만, 용감한 삶이 죽음을 맛보는 것은 한 번뿐이오'

(줄리어스 시저) 등 인상적인 대사들이 적지 않았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을 저자는 '이대로 있어도 될까, 안 될까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번역을 했는데,

운명에 맞설 것인가 순응할 것인가 하는 두 갈래 길에 선 햄릿의 고민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 같았다.

사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완역본으로 제대로 본 게 거의 없어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명대사들 중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것들이 적지 않았다. 이 책만으로 셰익스피어 작품들의 진수를 모두 맛보았다고

할 순 없겠지만 셰익스피어 작품들의 진가는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한 권 한 권 꼭꼭 씹어 음미하며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