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눈동자의 아가씨 외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3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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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드 리메지 남작은 늘씬한 영국 여자를 따라가는 포마드를 바른 날라리 남자를 보고

호기심에 따라갔다가 영국 여자보다 더 끌리는 문제의 초록 눈동자의 아가씨를 발견한다.

날라리 남자가 초록 눈동자의 아가씨와 노신사를 괴롭히자

라울은 그녀를 위해 날라리 남자를 막고 나서는데 그 사이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사라진다.   

차선책으로 라울은 영국 여자를 따라가 급행 열차에 오르지만

그곳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영국 여자마저 라울의 품에서 죽고 마는데...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를 시작으로 어릴 때 봤던 뤼팽 시리즈를 거의 3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초등학생 시절에 아동용인 책을 본 기억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는 이 책은

'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에서처럼 뤼팽이 라울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하는 내용을 그린다.

'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에서도 그녀와 묘한 애증의 관계를 맺었는데

이 책에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초록 눈동자의 아가씨와 라울의 밀당이 계속된다.

열차 살인사건의 배후에 초록 눈동자의 아가씨가 있다고 의심하던 라울은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에게 숨겨진 비밀을 캐기 시작하는데,

날라리로 알았던 수사과장 마레스칼이 초록 눈동자의 아가씨에게 구애하는 동시에

그녀의 의붓 아버지도 그녀에게 흑심을 품는 등 그녀를 둘러싼 모종의 음모가 진행 중이었다.

알고 보니 그녀에게 남겨진 거액의 유산을 노리고 초록 눈동자의 아가씨를 괴롭히는 상태였는데

그녀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귀신같이 나타나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라울은

결국 그녀도 몰랐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고 엄청난 보물도 찾아낸다.

그러던 와중에 라울과 그녀 사이에는 사랑이 싹트지만 역시나 오래 가진 못했다.

초록 눈동자의 아가씨가 자기 스스로의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걸 지켜보는 것으로

라울은 만족할 수밖에 없었는데, 언젠가 운명이 두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해줄 테니

사랑하는 사람들은 헤어짐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위안을 삼아야했다.

마지막에 '암염소 가죽을 두른 사나이'라는 단편이 실려 있는데

딱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뤼팽의 모험담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신출귀몰하는 그의 능력과

흥미진진하고 아찔한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재주가 정말 탁월했다.

그리고 짧지만 강렬한 로맨스까지 전형적인 나쁜 남자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는데

늘 다른 이름으로 활약을 펼치는 뤼팽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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