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무엇인가 - 왜 지금 사랑이 중요한가
주창윤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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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사랑을 꼽을 것이다.

그만큼 삶에서 사랑의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사랑이 뭔지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사랑의 고수라고 해도 항상 사랑에 성공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사랑의 오묘함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누구나 알고 싶어하지만 알기 어려운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양한 분야들을 넘나들며 분석하고 있다.


사랑을 이루는 핵심요소는 전통적으로 열정과 낭만이지만

지금은 인정욕구와 불안감이 또 다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와 자신의 가치를 확신하지 못하는 불안감을

사랑으로 극복하고 싶어하지만 요즘과 같이 가벼운 인스턴트 사랑이 범람하는 현실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람들은 속칭 '썸타기'를 한다.

상처받는 것도 싫고 사랑의 실패로 인한 감정소모를 최소화하는 썸타기가

어찌 보면 실용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실존적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인데 그로부터 구원해줄 수 있는 게 바로 사랑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문학, 미술, 영화 등의 예술작품들을 소재로 삼아 사랑의 본질에 접근한다.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에게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더니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을 보리밭으로 데리고 가서 절대 뒤돌아 갈 수 없고 앞으로만 걸어가면서

보리밭에서 가장 크고 실한 이삭 하나를 가져오라고 얘기한다.

플라톤이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하자 그게 바로 사랑이라고 소크라테스가 대답하는데

정말 사랑이 얼마나 선택하기 어려운 일인지를 잘 비유한 사례였다.

정현종 시인의 '섬'이나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영화 '비포 선라이즈',

'이터널 션사인' 등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이나 시, 영화 등의 장면들을 가져와서

사랑의 다양한 면모를 해석하고 있는데 뜬 구름 잡는 것 같던 사랑이란 것의 정체가 

막연하게나마 윤곽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의 분류나 역사를 보면 사랑에 얼마나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천해왔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신에 대한 절대적 사랑과 인간에 대한 사랑 사이에 위치하다가

중세 시대에는 종교적 의미의 숭고한 사랑이 귀부인에 대한 이상화로 나타났고,

18세기 전후에는 사랑도 개인화되어 감정이 사랑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섹스도 비난의 대상이 아닌 관심과 즐거움대상으로 간주되었다.

미디어 네트워크가 발달한 현재에는 사이버 사랑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비개인화된 상황에서 사회적 안정감이 떨어지고 불안이 커져 사랑이 더욱 중요해지게 되었다.

과학, 심리학, 사회학 등 여러 학문을 통해 사랑의 정체를 밝히고자 한 이 책을 통해

사랑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고 느끼게 되었다.

물론 사랑을 이론으로 아무리 떠들어봐야 현실에 닥치면 모든 게 백지상태가 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게 바로 사랑의 위대함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사랑이 뭔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제대로 알고 임한다면 좀 더 충실한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런 점에서 사랑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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