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사회
알렉스 벤틀리 외 지음, 전제아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창조가 시대의 키워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모방을 얘기하면

왠지 시대에 뒤떨어지는 말 같지만 현재의 인간 사회가 있기까지는 역시 모방이 큰 역할을 해왔다.

몇 명의 혁신가들이 새로운 것들을 선도하면 이를 급속하게 사회 전반으로 전파시켜

동일한 수준으로 올라오게 하는 건 모방이 있었기에 가능한데

이 책에서는 모방에 과연 어떤 의미담겨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인간을 흔히 사회적 동물이라고 부르는데 그만큼 인간이라는 종이

진화에 성공한 원인 중 상당 부분이 협동 덕분이다.

다른 동물들도 학습능력이 있지만 인간은 그 어떤 동물보다도 정교한 사회적 모방자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한다는 것은 고도의 적응 전략이다.

책에선 인류가 매우 뛰어난 모방자란 사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입증하고 있는데,

먼저 덴마크의 외딴 섬 삼소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풍력 에너지로 이를 대체한 사례는

소수의 개별 학습으로 시작된 변화를 다른 사람들이 모방한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개별 학습과 모방 혹은 사회 학습은 행동 확산을 위한 기본 요소이자 인간 사회의 근본적인 현상인데,

고전적인 확산 모형은 인구 집단의 구성원이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비롯하는데

문제는 새로운 세대가 유입될 경우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이 책에선 특정 아이디어나 행동이 처음 시작한 사람으로부터 전체 인구로 순식간에 퍼지는

폭포 현상을 흥미롭게 다루는데 사회적 확산의 다양한 모형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렇게 모방은 인류 사회의 자연스런 현상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인류 사회의 선택에 대한 분류법을 단순화하여

사람들이 베낄 때 그것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유도해 받아들이는 지시적 모방과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베껴서 자신이 누구를 베꼈는지 알지 못할 때인 비지시적 모방으로 나눈다. 

지시적 모방은 한 마디로 유명인 및 베스트셀러 등을 따라하는 것이라면

비지시적 모방은 무의식적으로 따라하는 너무 많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모방방법은 배경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사회에서

행위자들 간의 상호작용에 집중하며, 예측하는 법을 배우고 교체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선택 지도를 보여주는데, 서로 다른 선택지 가운데 개인이 독립적인 선택을

하는 '합리적 선택', 유사한 선택지 가운데 개인이 독립적 선택을 하는 '무작위 추측',

서로 다른 선택지 가운데 주변 사람을 모방한 선택인 '지시적 모방', 유사한 선택지 가운데

주변 사람을 모방한 선택인 '비지시적 모방'의 네 구역으로 나눌 수 있었다.

개별 학습은 혁신으로, 사회 학습은 확산으로 모방의 의미를 다양하게 분석한 책이었는데

선택 지도를 통해 모방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저평가된 모방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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