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화 - 원형사관으로 본 한.중.일 갈등의 돌파구,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김용운 지음 / 맥스미디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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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삼국은 오랜 세월 이웃 나라로 부대끼며 살아온 관계지만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그다지 원만한 관계에 있지 않다.

아무래도 과거에 안 좋았던 관계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여전히 과거사와

영토분쟁 등으로 서로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지 못하고 서로 탓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늘 피해자 입장에서 일본이나 중국을 비난하곤 하지만 무조건 비난만 하고

그들과 안 좋은 관계로 지내는 건 우리에게도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일임은 자명하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감정적으로는 먼 두 나라와의 잘못된 인연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와

과연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이는 엉망으로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가

세 나라에게 주어진 과제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한중일 삼국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나름의 원인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원형사관의 관점에서 한중일의 갈등이 시작된 시점을 663년의 백강 전투에서 찾고 있다.

사실 뜬금없이 백강전투를 거론해서 무슨 의미인지 좀 이해가 가진 않았는데

멸망한 백제의 부흥 전쟁으로만 알고 있던 백강 전투에는 더 큰 의미가 담겨 있었다.

당나라의 힘을 빌려 백제를 멸망시킨 나당 연합군과 백제 왕실의 후손이라 할 수 있는 일본과

백제를 부흥시키려는 잔존 세력의 한판 대결은 결국 나당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면서

백제와 일본 세력은 한반도에서 완전히 축출되고 말았다.

결국 일본으로 쫓겨난 백제세력은 일본에서 새로 통일국가를 이루고

당나라와 신라세력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게 된다.

이런 열등감과 원한이 일본인에게 무의식 중에 심어져 있다는 사실은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한중일은 초기조건부터 완전히 달랐다. 우리가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공생을 지향했다면,

중국은 대동중화사상으로 어느 나라와도 융합하는 정신을 가졌고,

일본은 팔굉일우의 정신으로 정복하는 걸 지향했다.

이런 기본적인 차이가 모든 면에서 한중일 세 나라를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는데

이 책에서는 여러 분야들에서 한중일의 다른 면모를 비교 분석하여

그동안 막연히 알고 있던 세 나라 국민성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이 책 제목의 의미도 한중일 삼국의 성격을 확연히 드러냈는데,

풍류를 이상으로 삼고 신바람을 일으키며 인내천을 믿는 한민족과,

황하문명의 도전과 응전 속에서 문화를 닦고 홍수와도 같이 국력을 불리고 있는 중국,

화산열도에서 천재지변을 겪으면서도 불같이 국력을 상승시켜 온 일본을

각각 바람, 물, 불에 비유한 게 적절한 비유인 것 같았다.

원칙에 집착하는 한국과 실리를 추구하는 현실적인 중국, 대세순응형의 일본이

과거사 문제로 아웅다웅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는데,

동북아 삼국의 평화와 한반도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을 위해

한반도 영세중립,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공동체라는 황금의 삼위일체론을 제시한다.

그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이지만 이상적인 방안으로는

저자가 제시한 해법이 나름 설득력이 있지 않나 싶다.

문제는 한중일 삼국 사이에 이미 뿌리 깊은 불신이 있다는 점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서로가 나쁘다는 식이어서 쉽게 풀리진 않을 것 같다.

비록 한중일 삼국의 앞날이 그리 밝아 보이진 않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그 원인과 삼국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비록 저자가 한국인이라 한국 입장이 좀 더 반영되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특히 과거사 관련해선 일본은 저자의 주장을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나름 객관적인 자료에

바탕해 한중일 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바람직한 미래에 대해 잘 분석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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