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닥굿닥 - 의사들이 알려주는 의료계의 충격적 진실
헬스메디tv 쌈닥굿닥 제작팀 지음, 홍혜걸.유상우.김시완 감수 / 미디어윌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병원 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없겠지만 병원 갈 일이 생기면 참 막막한 게 현실이다.

병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무슨 과에 가야할지, 어느 병원을 가야할지

고민에 빠지기 쉽다 보니 막연히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만연한 상태인데

그만큼 의료계의 속사정을 대중이 몰라서 겪는 어려움은 심각한 상황이다.

의료계는 의료계 나름대로 의사 숫자가 늘어 예전처럼 의사란 이유만으로 풍요로운 살기는 어렵다고

하소연하지만 병원 문턱이 높은 엄연한 현실 앞에선 대중들에겐 그저 엄살로 보이는 게 현실인데,

이렇게 서로의 눈높이 차이가 나는 건 아무래도 서로의 속사정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헬스메디TV 프로그램인 '쌈닥 굿닥'의 세 명의 의사들이 의료계의 적나라한 현실을

솔직히 다룬 책이라서 그동안 엄청난 간격이 있었던 의료계와 의료소비자 사이를

조금이나마 좁혀주지 않을까 싶었다.

 

성형, 다이어트, 육아, 학습, 암, 병원, 인턴과 레지던트, 그리고 병원사람들, 응급실, 인격장애의

총 9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주제별로 충격적인 사실들이 많이 드러난다.

먼저 의사들이 각종 정보나 예능프로그램에서 나와 맹활약하고 있는데,

거기에 출연한 의사들이 실력이 뛰어나 섭외된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의사들이 돈 내고 출연하는 경우가 다반사란 사실은 정말 의외였다.

종종 신문에서 마치 기사처럼 위장한 전면광고들을 만나곤 하는데 의사들도 자신을 광고하기 위해

방송프로그램에 돈 내고 출연한다니 방송에 나오는 의사라고 믿었다간 큰 코 다칠 것 같았다.

그리고 성형천국인 우리나라에서 유명 의사에게 수술을 받으러 찾아다니는 여자들이 많은데

그 의사에게 직접 수술받을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섀도 의사와 컨베이어 벨트로 다른 의사,

심지어 의사가 아닌 사람이 수술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니 무분별한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정말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성형과 더불어 한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다이어트 시장 역시 온갖 허황된 상술이 판을 친다고

할 수 있었다. 원푸드 다이어트니 디톡스 다이어트니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솔깃한 유혹이 많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검증된 게 없었다.

전에 읽은 '마흔의 다이어트는 달라야 한다'에서 봤던 것처럼 급격한 효과를 보는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것보단 꾸준히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게 건강과 다이어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애가 없다 보니 육아는 전혀 관심사가 아니지만 부모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공포 마케팅이

대세인 현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기 아이들에게 최고로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런 마음을 이용한 이용해 비싼 유모차나 제대혈 보관사업,

산양 분유, 키 키우기, 오다리 교정 등 불필요하다 못해 아이을 망칠 수 있는 짓까지 하게 만드는

그릇된 풍토는 한심할 지경이었다. 워낙 경쟁이 심한 사회다 보니 자기 아이를 최고로 만들고

싶은 건 알겠지만 부모들의 이기심이 만들어내는 각종 어이없는 열풍들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씁쓸한 자화상이었다. 학습도 마찬가지인데,

새롭게 알게 된 '상뇌하뇌'이론과는 달리 이 책에선 여전히 좌뇌우뇌이론을 얘기하고 있었다.  

 

갑상선암에 관한 논란이나 종합병원에 6인실이 별로 없는 불편한 진실 등 의료계의 속사정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고, 의원과 병원, 종합병원의 기준이 병상 숫자 기준이란

사실(30개 미만이 의원, 30~100개가 병원, 100개 이상이 종합 병원임)과 진료과목명의 변천,

의대, 인턴(1년), 레지던트(4년)의 무려 11년의 과정을 거쳐야 전문의가 된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레지던트들에겐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

의학과)이 대세라는 사실 등 최신 정보를 비롯해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과 반사회성,

히스테리성, 자기애성, 경계성 인격장애의 네 가지 인격장애까지 알 수 있었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 의료계의 속사정을 낱낱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건강에 대한 정보가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 병원과 의사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정보가 많이

공유되어 의료소비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