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의 문장 2 - 자유롭고 행복한 글쓰기란 무엇일까 한국어 글쓰기 강좌 2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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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비롯해 종종 글을 쓰면서 과연 내가 제대로 된 문장을 사용하고 있는가 하는

자문을 할 때가 있다. 나름 맞춤법 등 문법과 정확한 단어, 올바른 표현을 쓰려고

국어사전과 맞춤법검사기까지 사용하곤 하지만 아직 좋은 글을 쓰고 있는지는 자신이 없다.

아무래도 그때 그때 헷갈리는 단어나 문법을 찾아보는 임기응변식 대처말고는

글쓰기를 배운 게 대학입시용 논술을 배운 시절 외에는 없다 보니

체계적인 글쓰기 공부가 필요하단 생각은 하면서도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고종석의 문장 1, 2권은 나름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2권부터 만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사실 1권에서 어떤 내용이 다뤄졌는지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무작정 2권부터 읽어도 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손에 잡으니 실제 강의하듯이 서술되어 있어서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먼저 좋은 글이 무엇인지에 대해 저자는 명료하고 아름다운 글이라고 한다.

자신이 쓴 '자유의 무늬'라는 글을 다시 퇴고하면서 실제 글쓰기에 있어서 어떤 게 좋은 문장인지를

잘 알려주는데, 불필요한 군더더기들을 없애고 오해의 소지 없게

가급적 명확한 글을 쓰는 게 좋은 글을 쓰는 기본적인 방법이었다.

양주동 선생과 같이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를 가지는 것도 좋지만 그게 다른 사람들과 다른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한 구별짓기가 목적이라면 오히려 나쁜 글로 평가를 받았다.

조사나 접속부사, 접미사 등 우리가 흔히 틀리기 쉬운 부분들도 많은 예를 통해 알려주는데,

전반적으로 반복하거나 불필요한 부분들을 빼고 요점만 간결하게 쓰는 게 바람직한 글쓰기였다.

전략적 글쓰기 부분에서 등장하는 으르렁말과 가르랑말에 관해 얘기는

요즘 진보나 보수로 양분되어 정반대의 글쓰기를 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

자신의 반대세력에는 으르렁말을 써대고 자기 편에는 가르랑말로 옹호하는 이분법적 글쓰기가

썩 좋아보이진 않는데 무슨 일이든 첨예하게 대립되는 갈등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로마자표기법이나 외래어표기법은 여전히 내게 어려운 부분인데 매큔 라이샤워식,

문화부식, 예일식의 무려 세 가지 방식이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공식적인 정부의 로마자표기법이 있지만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운데

뭐가 더 좋은 방법인지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단어의 어원에 관한 얘기도 흥미로웠는데,

'을씨년스럽다'가 '을사년'과 관련있다는 생각은

그 이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단어라는 사실에서 여지없이 잘못된 것임이 밝혀졌고,

행주치마, 화냥년, 도루묵 등에 얽힌 민간설화도 말 그대로 그럴듯한 얘기일 뿐임을 알 수 있었다.

주로 쓰는 비유법으로는 크게 은유와 환유로 구별할 수 있는데,

야콥슨에 따르면 은유는 본관념과 보조관념의 유사성에 기초하고

환유는 본관념과 보조관념의 인접성에 기초한다는 기본 개념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 밖에 첫 문장을 시작하는 방법, 글의 구조를 짜는 방법을 비롯해

글쓰기와 관련한 다양한 묻고 답하기에 이어 세월호 참사 관련 글에 대한 첨삭지도까지

제대로 된 글쓰기 강좌를 수강한 느낌이 들었다. 일부러 글쓰기 강좌를 듣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 이런 책이 좋은 글을 쓰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기회가 되면 1권을 통해 글쓰기의 기초를 확실히 다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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