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손안의 고전(古典)
범립본 지음, 권경열 옮김 / 서책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명심보감이라는 책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지만

책을 읽어 본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 같다.

조선시대에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입문서이자 기본서였던 이 책은

한동안 고려시대 추적이 편찬한 책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 명나라 초기 학자인 범입본이 저자임이 밝혀졌다고 한다.

유학이 모든 학문의 근원이었던 시대인지라 공자를 비롯한 대학자들의 말이나

여러 경전들에 실린 글들을 모아 편집한 책이었는데, 흥미로운 점은 도교, 불교 등

다양한 사상을 망라하고 있어 유교적인 사상만 고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계선편을 시작으로 총 20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는데 이 책은 후대에 추가된

내용들까지 수록된 판본을 저자가 기본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하여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한문 원문, 우리말 독음, 우리말 번역문의 삼단 구성으로 이뤄져 있는데 한문 원문이

리 어렵지 않은지라 왠만한 부분은 그냥 한문 원문만 읽어도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게다가 학교에서 한문시간에 배운 문장이 종종 등장하기 때문에 예전에 배웠던 문장들이

어렴풋이 떠오르면서 이 문장의 출처가 바로 명심보감이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사실 이런 내용의 책을 어릴 때부터 공부한 걸 보면 

예전의 교육이 요즘의 교육과는 완전히 추구하는 바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요즘은 워낙 공부해야 할 과목도 많고 지식 위주의 교육이 되고 있는데 반해

예전에는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 인성 교육에 중점을 둔 것 같다.

지금도 도덕이니 윤리니 하는 과목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삶의 지혜를 가르쳐준다기보단

철학자들 이름과 그들의 사상을 외우게 만드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던 걸 되돌아보면

어릴 때 어떤 인생관과 삶의 태도를 가질지에 대한 중요성을 너무 간과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가정교육이란 이름으로 그런 부분에 대한 교육이 가정에서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하겠지만

요즘 부모들에게 인성교육은 여러 기능을 배우는 거에 비하면 그저 사소하고 의미없는 걸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기대하기 어려운 걸 감안하면 학교교육 등 공교육에서 그런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명심보감 같은 책을 어릴 때부터 교육한

선조들이 오히려 현명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손 안의 고전이라 해서 포켓북 정도의 크기겠거니 생각했는데 정말 손바닥 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책이어서 언제 어디서든 마음만 먹으면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작지만 그 속에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지혜들을 가득 담고 있어

결코 작은 책이라 할 수 없었다.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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