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사 신드롬 - 나는 늘 베풀면서도 왜 배신감을 느끼는 걸까
매리 라미아.메릴린 크리거 지음, 이창신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백기사라 하면 여자들의 로망인 백마 탄 왕자가 떠오르기도 하고

술자리에서 술을 대신 마셔 주는 흑기사가 떠오르기도 한다.

(개인적으론 후자가 익숙한데 흑기사를 쉽게 해주다 보니

쉬운 남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이젠 그냥 해줘선 안 되겠다. ㅋㅋ)

이 책에서 정의하는 백기사는 이런 일반적인 생각에 크게 벗어나진 않는데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끌려 그들에게 도움을 주지만 도움을 받은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아 그들과의 불만족스런 관계로 고통받는 사람을 말한다.

선한 사마리아인 같이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도움을 주면 좋겠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이 어떤 도움을 주면 상대가 그에 상응하는 최소한의 반응은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런데 그런 반응조차 받지 못하면 도움을 주고도 상당한 배신감 내지 불쾌감을 느낀다.

이런 상태에 빠지는 사람이 바로 백기사 신드롬에 걸린 사람이다.

 

이 책에선 백기사를 크게 상대를 구해주는 대가로 상대가 나를 필요로 하고 가치를 인정해주길 바라며

상대의 기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감정이입이 지나친 백기사, 구원이 필요한 사람을 구원해주고  

그들에게 인정과 존경을 요구하는 비뚤어진 백기사, 스스로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남에게 공포를  

유발하기도 하는 무서운 백기사,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에 민감하고 사심없이  

이타심을 실천하는 균형잡힌 구원자로 구분한다.

물론 균형잡힌 구원자는 치유가 필요한 백기사 신드롬의 대상에선 제외된다.

 

문제가 되는 세 가지 유형의 백기사에 대해선 실제 사례를 통해 잘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가 종종  

주위에서 보듯이 꼭 상태가 안 좋은(?) 사람들에게 빠지는 사람들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흔히 여자들이 나쁜(?) 남자에 빠졌다가 나중엔 꼭 후회하곤 하는데 그런 안 좋은 남자에게 빠진  

여자들은 그 후에도 대부분 그런 유형의 남자들에게 다시 빠지는 어리석은 행동을 되풀이한다.

이 책에 소개된 감정이입이 지나친 백기사, 비뚤어진 백기사, 무서운 백기사들도

꼭 자신의 도움이 필요로 한다고 느끼는 부적당한 상대를 선택해서

그들로부터 자신이 얻하는 것을 얻지 못해 불행에 빠진다.

 

그런 백기사 신드롬에 걸리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부모들에게 문제가 있었다.

부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부모들에게서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자라 인간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고 자책감, 수치심 등 자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내면에 자리잡아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했다. 

부모라는 게 정말 아무나 되는 것도, 아무나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또 한 번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건 기본이지만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만 불행해지는 백기사들을 여러 사례를 통해 잘 정리한 이 책은

불행한 백기사가 아닌 균형잡힌 구원자가 되기 위해  

적절한 자부심과 주인의식이 필요함을 잘 알려주었다.

다른 사람을 의존적이게 만드는 것도,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도 않는 독립된 주체적인  

인간이 되어야 다른 사람과도 건전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건강한 자의식과 자기 삶과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먼저 되어야 다른 사람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잘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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